700MHz 대역 주파수, 핵심으로

[분석] 700MHz 대역 주파수, 핵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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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표류중인 정부 조직 개편안 협상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가 케이블 SO 및 IPTV 등의 관장 부처 선정을 두고 막판 교섭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파다하다. 이 와중에 여야가 주파수 정책을 이원화시켜 방송용-통신용 주파수로 나누는 한편,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가칭 주파수심의위원회가 신규 및 회수 주파수의 분배와 재분배 심의 권한을 가진다는 안건이 공개되어 파문이 일고있다.

주파수는 국민의 자산이자 공공의 재원이다. 주파수의 주인은 국민이며 정부는 오로지 국민을 위한 공리적 관점에서만 주파수를 활용할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전제아래 최근 주파수 정책 이원화 논의에 여야가 상당부분 합의점을 찾아가자 통신사를 비롯한 관련 언론 및 단체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700MHz 대역 주파수는 핵심 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700MHz 대역 주파수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확보 가능한 ‘유휴 주파수’이자 ‘필수 주파수’다. ‘유휴 주파수’라 부르는 통신사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LTE 및 통신 발전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필수 주파수’라고 부르는 지상파는 난시청 해소 및 UHDTV 와 같은 뉴미디어 발전에 해당 주파수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할당 전쟁도 치열하다. 통신사가 할당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며 언론을 통해 해당 정보를 흘리면 지상파도 반박자료와 유관단체가 나서 강하게 반박하는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이 와중에 합의적 위원회의 수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정치색이 강했던 최시중 당시 방통위원장이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일주일전 기습적인 전체회의를 열어 700MHz 대역 주파수 중 상하위 40MHz 폭을 통신에 할당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하지만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주파수 이원화 정책이 현실화되자 통신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주파수 이원화 정책의 비효율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다 지은 밥’인 700MHz 대역 주파수를 방송이 활용할 가능성이 놓아졌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렇다. 방송-통신용으로 주파수 정책을 나눈다면 현재 지상파 방송사가 점유한 700MHz 대역 주파수는 방송용 주파수로 정의될 공산이 크다. 그러면 통신사가 군침을 흘리던 해당 주파수 할당은 결국 물건너가는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를 원하는 통신사의 할당 주장은 ‘지나친 탐욕’이라고 단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통신사들이 해소하길 원하는 모바일 트래픽 증가 현상은 원래 통신사들이 가진 ‘원죄’이기 때문이다.

3G 시절부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세운 통신사들은 체계적인 트래픽 관리는 뒤로 하고 치열한 가입자 확보 전쟁만 벌였다. 동시에 엄청난 모바일 트래픽에 시달리던 통신사는 2010년 서울 일부 지역에서 모바일 블랙아웃 사태를 맞이하는 파국을 경험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러한 자신들의 ‘원죄’는 숨기고 단순히 모바일 트래픽이 심하다는 이유만 내세워 주파수를 요구하는 것은 사업자 윤리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여기에 더 놀라운 사실은 통신사들이 최근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에도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트래픽을 일부러 유도하는 듯한 이러한 통신사들의 탐욕에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는 점점 소진되고 있고, 그 욕심의 끝에는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방송용 주파수로 활용되던 위성 DMB 2.6GHz 대역 주파수가 4월 중 통신사에 재분배되는 상황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까지 통신에 할당되면 방송의 근간은 무너지고 미디어 플랫폼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안이 주파수 일원화를 전제하든, 이원화를 전제하든 심지어 주관 부처가 어디로 정해지든 상관없이 700MHz 대역 주파수의 활용은 지상파 방송사의 몫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주파수 수요에 대한 예상 변동은 예측하기 어렵기에 주파수 정책 이원화를 가정했을때 부처간 칸막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는 현실적인 제안도 함께 사족으로 달아둔다. 방통융합 시대의 주파수 정책 일-이원화 문제는 여러 가지 장단점을 내포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