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충남 보령시 대천 해수욕장 일대에 유효한 아날로그 방송 주파수 대역인 VHF 채널10-B에 고화질용 지상파 DMB 실험방송국 주파수를 허가받았다고 10일 밝혔다. KBS에 따르면 해당 실험국은 기존 방송 송신소 대비 출력이 약 2%급의 저출력 실험용 방송국이지만 대천해수욕장 전역이 가시청권으로 들어오고, 기존 지상파DMB 휴대폰으로 고화질의 화면 시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실상 위성 DMB 사업이 종료되는 동시에 전체 DMB 사업이 N-스크린 등 스마트 미디어에 밀리는 형국에서 이번 KBS의 실험방송은 큰 의미를 가진다는 평이 대다수다.
하지만 이러한 실험방송의 의미를 전반적인 DMB 발전에서만 찾는다면 ‘방송 백년지계’에 있어 큰 실책을 범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우리는 지상파 DMB가 고화질로 운용된다는 점과 함께 주파수 효율성에 대해 다시한번 점검해야 하며(기존 방송 송신소 대비 출력이 약 2%급의 저출력), 동시에 디지털 전환이 완료된 후 확보 가능한 ‘아날로그 주파수 대역’의 활용 전략에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주파수 논의는 전국 디지털 전환 이후 확보 가능한 UHF 대역, 더 자세히 말해 700MHz 대역 주파수에만 그 논의가 고정되어 있었다. 이는 무리도 아니다. 작년 말 방송통신위원회의 주파수 기습 할당의 부당성이 여전한데다, 해당 분야의 주파수 할당이 지상파 뉴미디어 및 난시청 해소에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KBS의 시범방송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주파수 대역인 VHF의 활용방안에 도 ‘청사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물론 VHF 대역이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TV에 활용될 수 없지만 DMB의 이름으로 해당 주파수 활용을 가시화한다면 이 또한 방송 역사 부분에서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모든 주파수를 통신에 몰아주려는 방통위의 정책과는 별도로 국가 기간의 의미를 가지는 ‘미디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해도 충분한 뜻이 담겨있다는 뜻이다.
물론, 최근까지 방통위는 VHF 대역 주파수 할당에 있어 ‘지상파가 디지털 전환이후 VHF를 디지털용으로 활용하면 될 것’이라며 지상파에 할당되는 228MHz 대역 주파수의 정당성을 억지로 주장한적이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