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시청률, 완벽한 시작보다 단계적 개선을

[기자수첩] 통합시청률, 완벽한 시작보다 단계적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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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곽재옥)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tvN 드라마 <미생>은 평균 시청률 8.4%, 최고 시청률 10.3%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제공). 사무실이며 카페며 사람이 모였다 하면 화젯거리가 됐던 드라마 치고는, 그리고 방영 이후 출연진이 줄줄이 CF를 거머쥔 드라마 치고는 시청률이 낮은 편이다.

이는 현재의 시청률 조사가 고정형 TV에 기반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것이 ‘통합시청률’이다. 스마트폰, PC, 태블릿PC 등을 통한 시청률을 기존의 시청률과 아우르자는 것. 물론 이전에도 닐슨의 PC·모바일 시청 패널을 통한 조사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PEI(Program Engagement Index:프로그램 몰입도) 지수, CJ E&M이 만든 주요 포털의 뉴스 구독자 수, 직접 검색자 수, 소셜 미디어에서 언급된 양 등을 지수화한 ‘콘텐츠 파워 지수’ 등 대안이 있긴 했지만 이들 역시 기존 시청률의 보완 수준에 그쳤다.

새로운 시청률 조사방법을 두고 관련 업계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방송광고시장에 일게 될 변화다. 통합시청률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정작 VOD를 통한 시청률을 합산해야 할지 여부에 찬반이 갈리는 이유 역시 VOD의 경우 본방 시청과 달리 빨리 보기나 점핑, 스킵 등이 가능하고, 한 사람이 여러 번을 봐도 시청횟수가 누적 적용되는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방통위 주최 세미나에서 새로운 통합시청률의 윤곽이 첫 공개됐다. 발표 내용을 보면, 논쟁이 되고 있는 VOD와 비실시간 방송까지 조사에 포함되고 중장기적으로는 패널이 직접 보유하지 않은 단말기로까지 조사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세미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저마다 자사에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부분들을 지적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사업자 간 이해관계의 득실을 따져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새로운 측정데이터가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거나 이익을 몰아주는 결과를 낳아서도 안 된다. 하지만 빈 틈 없이 완벽한 조사방법을 연구하는 동안에 초래되는 불균형을 보상받을 길도 없는 건 마찬가지다. 단기간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실시간과 비실시간, 콘텐츠 이용 행태별 데이터를 사업자들 입맛에 맞게 다양하게 제공하면서 시스템을 계량화하는 쪽이 합리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