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기술인

[기술인이 사는 법] 변화하는 기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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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제대하고 뭘 해야 하나를 걱정하던 차 천운을 얻어 시작했던 방송사 엔지니어 생활, 이 일을 한 지도 어느덧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세월이 족히 흘렀다. 참으로 세월이 촌음과 같이 느껴지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문득 이런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당시 지역방송사 라디오주조 교대근무를 하던 시절 젊디 젊었던 팔팔하던 몸으로 야간근무를 하고 퇴근하거나, 비번이어서 집에 있으면 온갖 전기, 전자 제품의 수리에 대한 문의나 수리요청이 들어오곤 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엔지니어 즉, 기술자라고 하면 동네 어르신 분들은 생물학적 분류체계의 “종, 속, 과, 목, 강, 문, 계” 중에서 “계”의 실력 위치 정도로 포괄적인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 기술 분야가 넓고도 넓은데……. ⊤⊤; 물론 당시 가전은 수리 가능한 실력을 겸비(?) 했었지만.

 

새로운 세기가 시작 된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방송 기술도 말하면 잔소리, 너무나도 많이 변했으며 새로운 매체 또한 생겼고 또한 생길 것이다. 서서히 진화하던 기술이 현재는 가속도가 붙어서 감각이 둔한 사람도 느낄 정도다. 냄비속의 개구리처럼 의식하지 못하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모를 일이다.

 

예전엔 사무실 여직원이 상사의 지시에 따라 모든 문서를 타자기로 작성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컴퓨터가 등장했는데 쉽고 편리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상사들은 이런 변화의 조짐을 알지 못하고, 마침내 PC로 문서 작성을 하지 못해 여직원에게 눈치를 보며 부탁 아닌 부탁을 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 하고야 말았다. PC 활용이 운전면허증과 같이 생활의 기초 필수품이 될 것을 내다보지 못한 것이다.

 

방송기술도 마찬가지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이 변화하기도 하지만 영역이 파괴되고 있다는데 관점이 있다는 것이다. 내 것도 하기가 힘든데 다른 영역의 것까지 라니…….

그런데, 내가 영역을 확대하지 않으며 남이 나의 영역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아날로그에 디지털로 변화하는 것은 신호의 형식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방송 장비 구성 시스템도 같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 Tapeless System 즉, File System이 방송기술 영역으로 확대 진입(지방사 기준)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보다 더 한 발짝 발을 들여 놓아야 될 새로운 영역 네트워크, 서버, DB, Control, Edit 그리고 etc, etc.

 

혹시 내가, ‘현재 따뜻한 냄비 속에서 여유롭게 헤엄을 치고 있는 개구리’가 아닌지 디지털 세상 속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겠다.

 

그러나 먹고 살기 위해서만이 아닌 나와 가족과 조직을 위하고 업무를 좀 더 즐거움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 건강도 기술적(^^;)으로 새로운 영역에 꼭 편입 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