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 광주방송 기술국 제작기술부 제작2팀장 박정률

[기술인이 사는 법] KBC 광주방송 기술국 제작기술부 제작2팀장 박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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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하십니까?

KBC 광주방송 기술국 제작기술부 제작2팀장 박정률

 

수 년 전에 초등학교 다니던 큰애와 작은애가 학교 방송반에 들어가겠다고 해서 무슨 부서가 좋은지 가족회의를 했었다. 작은애(子)는 곱상하게 생긴 탓에 아나운서를 해보겠다고 해서, 나름 기획하고 기사를 작성하며 평소보다 좀 더 일찍 등교하고 끝나고 나면 주위 반응을 살피는 등 극성스럽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유독 큰애(女)는 자기는 아나운서는 싫고 엔지니어를 하겠다고 고집을 피워 왜 그러는지 물어보았다. 큰 애는 “방송은 뒤에서 묵묵히 책임감 있게 준비하고 챙기며,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는 게 좋고 멋있어 보인다”는 나름 어른스러운 분석까지 곁들여 자신의 고집을 관철시켰다. 결국 큰애는 카메라걸(?)겸 엔지니어가 되어 책임감을 가지고 한참 동안을 제법 열심히 활동을 하였다. 나는 그간 방송기술인으로 살아온 게 나름의 보람은 있구나하는 생각에 뿌듯했다.

 

이처럼 방송 엔지니어의 길을 가며 나름 긍지와 공공의 무한책임을 느끼지만 예전만은 못한 여건 탓인지 아쉬움도 적지 않다. 민영방송이란 역사를 개척하고 반석에 올린 보람을 어찌 다른데 비교할까마는, 그 창대한 역사를 이룬 후 정년과 퇴직을 맞아 이제는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는 선배들을 보면서 ‘외길 엔지니어의 길을 걷는 것이 과연 옳은가’하는 어리석은 물음까지 던져본다. 지역의 방송기술인이지만 서울 못지않게 만능으로 못하는 일이 없다는 사실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더 전문적인 영역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노력은 쭉 계속 돼야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직장생활 25년차다. 옛 선배들은 강산이 두번 반 변했다고 하지만, 아마도 지금은 5년 아니 최소 3년이면 강산이 변하지 않나 싶다. 36개월이면 초고층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시대 아닌가. 진화에는 점점 더 가속도가 붙어서 자고 나면 새롭게 알아야 할 것도 많아지고, 해야 할 것도 많아지는데, 현실은 늘 녹녹치 않아 보인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제는 IT 무한융합시대!!! 기술의 발전이 제도적 법률적 틀을 선도하는 무지막지한 시대!!! 이 시대에 방송 엔지니어의 자세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어디선가 누군가가 “사람이 미래”라고 했다. 방송도 사람이 하는 것이니 결국 사람에게 묻고, 사람에게 구하고, 사람 중심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신기술 멀티미디어 방송환경이라고들 하지만 지금이 엔지니어가 더욱 가치 있는 시대가 아닐까?

 

요즘 뉴스에는 IT와 스마트폰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Smart의 사전적 의미는 “1.맵시 좋은, 말쑥한 2.깔끔한, 맵시 있는 3.똑똑한, 영리한”이다. IT용어로 본다면 “지능화된 또는 지능형(intelligent)”이라는 용어와 같은 의미이다. 그래서 단어 앞에 ‘스마트’가 붙게 되면 지능적인 취향이 강하게 풍긴다. Smart TV, Smart Card, Smart Money, Smart FTP, Smart Grid, Smart Antenna, Smart Bomb, Smart Work, Smart Money, Smart Mobs처럼. 이제 ‘스마트’라는 수식어를 사람에게 붙여보면 어떨까. 스마트한 인간, 스마트한 엔지니어.

 

나는 스마트한 인간으로서 스마트한 방송엔지니어를 꿈꿔본다. 사전에 나오는 의미처럼 “맵시 좋고, 말쑥하며, 영리한” 사람, 일과 자신에게 구질구질하지 않으며, 샤프하고 맵시 있고 열린 사고의 방송기술인이라면 어디서든 제몫하고 대우받으며 존재감을 과시하지 않을까?

 

오늘도 몇 분 방송에 수시간, 아니 며칠을 준비하는 여러분. 그래서 프로그램이 빛나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보람을 찾는 방송기술인 여러분!!! 모두들 참 스마트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