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MBC 권성갑 부국장

[기술인이 사는 법] 진주 MBC 권성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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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4월에 진주 문화방송에 입사한 이후 25년 동안 방송 품질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지금까지 40여종의 방송시스템을 개발했으며 방송기술관련 학회에 수편의 개발 논문을 발표해왔다.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자면 송중계소 원격제어시스템, 방송사고 예방 시스템 상용화, 창업동아리 지도교수, 산학협력 R&D 수행, 행정기관 특강 등 돌이켜 보면 스스로도 참 많은 활동을 해온 것 같아 내심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사실 보통은 현업만으로도 버거운 것이 방송일이다. 그러다보니 나의 이런 오지랖을 보고 많은 분들이 놀라곤 한다. 하지만 내가 현업과 더불어 이렇게 많은 활동을 꾸준히 해온 것은 뚜렷한 동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사회에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특히 지금 내가 지도교수로 있는 연암공대 창업동아리 BIT1010팀은 나로 하여금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게 해준다.

 

지난 2000년부터 교대근무 비번시간을 활용해 가르쳐 온 연암공업대학 창업동아리 BIT1010팀은 미래인재 양성과 지방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큰 뜻을 품고 탄생시킨 기술개발의 터전이다. BIT1010팀은 2009년부터 KT와 공동으로 폐 휴대폰을 재활용해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막고, 농가 재해도 미리 예방 수 있는 차세대 무선원격시스템인 ‘지킴이’를 개발했다.

처음 아이디어는 단순했다. 매년 1600만대 씩 신형 휴대폰이 판매되면서 엄청난 양의 폐 휴대폰이 발생하는데, 하찮게 버려지는 휴대폰들을 좀 더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젝트는 결국 기발한 아이디어들과 젊은이들의 열정이 모여 농업에 IT기술을 접목해보자는 새로운 시도로 구체화됐다. M2M(Mobile to Machine)과 USN(Ubiquitous Sensor Network)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된 이 재난방지시스템은 축사나 비닐하우스 내 긴급사항이 발생되면 자동으로 촬영하는 동시에 미리 입력된 3대의 유무선 전화에 차례로 전화를 걸어 농장의 현장 상황을 실시간 생중계하는 서비스로 농축산업 종사자들로부터 크게 환영받고 있다. 또, 우리는 이 기술로 우리는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한파를 녹이고 있다.

 

지난 해 말에는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폐 휴대폰을 자원화하고, 산학 협력체계 및 국가 R&D과제를 적극적인으로 유치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기술대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내가 대표로 상을 받았으나 어린 제자들의 패기가 없었다면 없었을 기회다. 모든 것은 제자들이 노력한 결과이다. 또한, 이 영광 역시 ‘사회에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니 앞으로 더욱 사회에 봉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모자란 실력을 가진 저이기에 현업과 더불어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평소 물심양면으로 아낌없는 도움을 주신 선후배님들의 덕이 너무나 컸다. 이 글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다보면 이런 축복을 얻을 수 있다는 지혜를 알려주신 하늘에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엔지니어’라는 직함을 달고 현업에서 열심히 땀 흘리고 계실 모든 동료 선후배분들과도 이 벅찬 마음을 함께 하고 싶다.

 

방송기술인 여러분, 지금 어떤 자리, 어떤 상황에 있든지 최선을 다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길 바란다. 한번 포기하면 다음 일에도 또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과정의 고통은 이겨내야 한다. 그러다보면 곧 다가올 미래에는 고통 받은 것 이상으로 보답 받고 마음의 부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