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 대구방송 김항석

[기술인이 사는 법] TBC 대구방송 김항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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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 친구”

 

“아빠! 심심해요.”

 

퇴근해서나 휴일에 둘째 아이 현규 한테서 항상 듣는 말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마다 내가 우리 아이 만 할 때를 생각해 본다. 그때만 하더라도 동네 친구들과 병정놀이, 구슬치기, 딱지치기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라, 밥 때를 못 맞춰 매일 어머니께 혼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부모의 과잉보호 탓일까? 우리 둘째 아이는 동네 친구가 없다. 물론 아이 혼자 밖으로 내보내는 경우도 없다. 현규가 생각하기에 아빠가 친구인 셈이다. 아빠랑 딱지치기, 종이접기, 그림그리기, 야구, 술래잡기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아빠인 나도 인내심이 많지 않은지라 30분만 지나면 이내 지쳐 이제 그만! 외치지만 5분도 못 되 다시 하는 말 “아빠 심심해요.”

 

사실 우리아이는 인형놀이를 가장 좋아한다. 인형 놀이를 좋아한다니 여자아이로 생각하시겠지만 남자아이다. 어릴 적 인형 뒤 숨어서 말을 하면서 놀아 줬더니 이걸 그렇게 좋아하게 되었나 보다.

 

첫째 아이 소은이는 어느덧 초등학교 4학년 올라갈 나이가 되었으니 아빠랑 노는 것은 시시하다 여기는 것 같다. 소은이도 좀 더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동네 친구 보다는 아빠랑 엄마랑 노는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할아버지 댁 또는 외갓집이 시골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나의 유년기는 여름 겨울 방학만 되면 몇 주간 외갓집에서 산과 들 강을 뛰어 놀았던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외갓집은 시골에서 담뱃가게를 했다. 외갓집에 갔을 때 담배 판매대에 앉아서 담배 팔던 기억이 난다. 불편했던 화장실, 누에 키우던 사랑방, 외양간, 우물 등 하나하나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저런 경험을 주고 싶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주말에 근교에 잠깐 나들이, 할아버지 댁, 외갓집 방문 하는 정도다.

 

얼마 전 부모님, 외삼촌들과 함께한 자리가 있었다. 여기서 옛날 어머니 남매들의 어린 시절을 들을 수 있었다. 외할아버지께서는 한 달에 한번 맛있는 음식과 과자들을 준비하시고

오남매들과 가족 장기자랑대회를 여셨다고 한다.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보니 행복한 얼굴의 가족이 떠올랐다. 어머니 남매들의 특히 돈독한 관계를 항상 보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겨 줘야 할 텐데. 아이들이 다 자랐을 때 어떤 추억을 가질지 궁금하다. 우리 가족도 몇 안 되지만 제 1회 가족 장기 자랑 대회를 열어야 겠다. 아빠인 나도 뭐 하나 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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