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주최하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사단법인 방송기술교육원이 주관하며 방송인총연합회, 한국방송협회, DTV KOREA, 미래방송연구회가 후원하는 [2013 가을 디지털 방송 컨퍼런스]가 약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송,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11월 6일과 7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열렸다.
최동환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방송기술 현안은 방송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운을 뗀 후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방송정책 전반의 비전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도 키노트로 참여했다. 이에 양 위원은 방송기술 현안이 방송정책 전반의 현안이라는 최 회장의 말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모든 현안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단언했다. 동시에 양 위원은 수신료 문제나 지상파 중간광고, 유료방송 8VSB 허용 및 케이블 규제 완화 등 다양한 현안들은 합의를 통한 결론 도출이 필수적이라고 전제하며 이를 사업자 간 문제로만 재단하지 말고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과 관련한 양 위원의 발언이 특기할 만했다. 이에 양 위원은 현재 방송과 통신의 주파수 논쟁이 근본적인 오류에 빠져있다고 지적하며 “구 방통위 시절 700MHz 대역 주파수 108MHz 폭 중 상하위 40MHz 폭을 통신에 할당하기로 한 부분은 다양한 영역에서 주파수 정책을 논하기 위함이었다”고 전제하며 “(700MHz 대역 주파수)를 누가 어떻게 공익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방송도, 통신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발언은 당시 구 방통위의 700MHz 대역 주파수 일부 통신 할당이 방통위원장 시행령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 양 위원은 “2016년 LG유플러스, 2017년 SKT가 2G 주파수를 반납하게 되고 추후 3G 주파수도 정부가 회수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러한 주파수의 총량을 감안하면 700MHz 대역 주파수에 목을 매는 통신의 접근방법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방대한 주파수를 보유하게 되는 통신사가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전에 매몰되는 것은 무책임한 이기심의 발로라는 지적이다. 또 양 위원은 현재 통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의 양이 방대하다는 전제로 “종합적인 주파수 정책을 가장 공익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는 최근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이 700MHz 대역 주파수를 반드시 올해 안에 할당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부분과 겹치는 대목이다.
11월 6일에는 지상파 스마트 플랫폼 POOQ!(이상술 콘텐츠연합플랫폼 이사), 오디오 코덱의 발전과 디지털 라디오(안영기 CBS 디지털기술국 국장), New MIROS – 라디오 Tapless 제작/송출 시스템(이상규 MBC 기술연구소 차장), UHDTV 개발과 영상 콘텐츠(김병노 LG전자 TV연구소 수석연구원) 강좌가 진행되었다.
11월 7일에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반 방송 제작 시스템(임종근 SBS TV 기술팀), 미디어 가치 사슬의 변화와 수익화 실현을 위한 개방형 협업 플랫폼-Avid Everywhere(류평수 한국아비드 이사), 빅데이터 기술과 비정형 영상 데이터 분석(박종열 ETRI 분석 SW 연구실 실장), HEVC 기술 &서비스 개발 현황(류성걸 픽스트리 연구개발본부장), 증강현실과 방송-어떻게 할 것인가?(송주호 EBS 선임연구원), 구글 TV 사례로 본 스마트 미디어 발전 방향(이건영 LG유플러스 IPTV 서비스팀 팀장), 방송과 통신의 하모니, 세컨드 스크린 최신 기술 동향(이재호 KBS 기술연구소 차장) 강좌가 이어져 큰 호평을 받았다.
컨퍼런스의 백미인 [차세대 UHDTV 방송과 700MHz 활용 방안 토론회]는 11월 6일 오후 3시 30분에 열렸다. 이례적으로 컨퍼런스 첫째날에 열린 본 토론회는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정미정 공공미디어연구소 박사, 김경환 상지대학교 교수, 박진우 KBS 부장, 이남표 MBC 연구위원, 이상진 SBS 박사가 참석했다. 특히 이상진 SBS 박사는 토론회 직전 지상파 방송 4사 UHD 발전 공동안을 담은 ‘국민행복 700 플랜’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지상파 UHD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을 제안했다는 평과 함께 지나친 양보 아니냐는 평가가 엇갈리는 발제였다.
토론회의 열기도 뜨거웠다. 700MHz 대역 주파수를 둘러싼 현안을 소주제 형식으로 정리해 진행된 본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설전도 이어졌다. 이에 박진우 KBS 부장은 “700MHz 대역 주파수 전 세계적 통신활용설이 근거가 없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강조했으며 이남표 MBC 연구위원은 정부의 주파수 경매제를 비판하며 “공공재의 경매를 국가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다. 또 이상진 SBS 박사는 모바일 트래픽 부족을 이유로 정부에 주파수를 요구하는 통신사를 겨냥해 “모바일 트래픽 부족은 현재 통신사들의 판매 정책을 볼 때 허구라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강조했으며 김경환 상지대학교 교수는 “700MHz 대역 주파수의 방송용 활용을 통해 UHD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정미정 공공미디어연구소 박사는 “주파수를 누가 활용해야 하는 부분은 공공성의 측면에서 가려낼 수 있다”고 언급해 사실상 700MHz 대역 주파수 방송 할당설에 무게를 실어 주었다.
하지만 토론회 참석자들 사이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가 방송에 할당되어야 한다는 기본전제는 동의하지만, 직접수신율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정미정 공공미디어연구소 박사는 “(주파수 문제에 있어) 직접수신율 50%가 되면 지상파도 수세에서 공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강조하며 “지상파 방송사가 공공성의 측면에서 JTBC 뉴스에도 밀린다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해당 주파수를 조건없이 할당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KBS 박진우 부장은 “낮은 직접수신율은 문제가 있지만 이를 지상파 방송사만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많다”며 역으로 정부와의 정책적 공조를 강조했고 이남표 MBC 연구위원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또 이상진 SBS 박사도 유료방송과의 차이점을 근거로 지상파 방송사의 자구책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