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진의 ‘<PD수첩> 죽이기’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야5당과 시민사회단체, 언론계 등 200여개 관련 단체로 구성된 ‘<PD수첩> 사수 공동대응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PD수첩 범대위)는 오는 16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출범식을 갖고, MBC <PD수첩>을 지키기 위한 범국민 운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PD수첩>은 시사교양국이나 MBC 차원이 아닌 ‘국민의 프로그램’”이라며 이번 사태가 지속될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논란’, ‘검사와 스폰서’, ‘4대강과 대운하의 관계’ 등 수많은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PD수첩>은 김재철 사장 연임 이후 기존 제작진이 대대적으로 교체되면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최승호 전 <PD수첩> PD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재철 사장이 오고 나서 권력에 대한 비판 성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고, 이번 인사발령은 얼마 남지 않은 비판 저널리즘의 싹을 완전히 잘라버리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문제는 현 정부가 비판을 저널리즘의 속성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비판을 수용하고 정책에 반영하기보다는 비판 자체를 압살하고 비판 주체를 솎아내려 하기 때문에 KBS탐사보도팀을 해체하고, <PD수첩> 제작진을 사실상 정리해고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MBC 시사교양국(이하 시교국) PD 50여명으로 구성된 시사교양국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측의 이러한 행보에 맞서 윤용길 시사교양국장의 퇴진과 ‘<PD수첩> 죽이기 인사’ 철회, 프로그램의 자율성 확보 등을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시교국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측의 대응을 보고 제작거부 돌입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시교국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PD수첩>을 비롯해, <불만제로>, <생방송 오늘 아침>, <7일간의 기적>, <MBC 스페셜> 등 10여개에 달해 PD들이 집단 제작거부에 돌입할 경우 상당수 프로그램의 차질이 우려된다.
시교국 PD들은 이와 함께 윤용길 시사교육국장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은 “윤 국장은 취임 이후 구성원들의 의사는 아예 무시하고 일방통행만 해왔다”며 “제작 PD의 생명인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압한 국장에 대해 구성원들의 거부 의지를 분명히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임투표 실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