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사과방송 잘못한 결정이다" 79.6%
MBC 노조, 부사장․기조실장 사퇴 촉구
MBC 조합원들의 생각이 "PD수첩 사과방송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지부(위원장 박성제)는 조합원 대상으로 ‘경영진 평가 설문조사’를 실시, 22일자 노보를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었으며 서울지부 1,019명 가운데 사고자 109명을 제외한 638명(70.1%)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MBC 조합원들은 엄기영 사장 취임 후 6개월동안의 활동에 대해 77.4%가 "잘못했다"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영방송 수호의지와 능력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조합원들이 9.3%에 불과했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촛불시위 정국에 관련된 MBC 뉴스와 PD수첩 보도가 공익적 목적에 부합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86.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또한 사과방송 이후 제작진과 시사교양국장에 대한 교체인사 결정에 대해서는 조합원의 69.9%가 "정권의 압력에 굴복한 부당한 조치"라고 답했다.
최근 경영진이 시사프로그램에 대해 방송 전 임원진 사사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본부장 책임제를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70.7%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조합원들이 국장책임제에 대해 강한 수호의지를 보여주었다"며 "이는 제작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와 현 경영진이 정권에 휘둘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MBC 노조는 "24시간 운영되는 공영방송 사수대가 출범한 지 28일이 지났다. 부사장과 기조실장 퇴진을 요구한지도 18일이 지났으나 경영진은 아무 말이 없다"며 대책없는 경영진을 질타하는 한편 "조합원 대다수가 경영진의 공영방송 수호 의지와 능력을 믿지 못하고 있다. 사과방송 역시 조합원 80%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대답했다. 이제 책임질 일만 남았다"며 부사장과 기조실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MBC 경영진은 PD수첩 사과방송과 인사조치에 대해 "사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쳤다"는 등 회사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해왔으나 이번 설문조사 결과로 편법 사과방송 등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