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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신진규 DTV KOREA 팀장은 공시청 설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이를 위한 방안을 공격적으로 피력하는것에 집중하고 나섰다. 신 팀장은 “전국 180만 가구를 샘플로 하는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약 14% 가구가 공시청 시설을 통한 직접수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며 “심지어 입주민 85%가 공시청으로 TV를 시청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팀장은 “공시청 시설은 관리만 잘하면 입주민의 30% 정도를 커버할 수 있는 훌륭한 인프라다. 게다가 작년 및 올해 초에 있었던 케이블 방송의 재송신 중단 사태를 보라. 그런 상황에 공시청 설비만 제대로 구축되어 있었다면 그 피해의 여파를 최대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년 여름에 있었던 서울 우면산 산사태를 예로 들어가며 “당시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 케이블 선은 모두 유실되었지만 지상파는 살아남았다. 국가적 재난상황을 대비해 공시청 설비의 존재감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무조건 지상파 방송을 보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국가적 재난상황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무료 보편의 지상파 방송에 대한 국민의 매체선택권은 보장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 팀장은 “공시청 설비 관리는 지자체가 확실히 관리하고 유지관리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필요하다면 지자체의 공시청 특별점검도 반드시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석현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공시청 설비가 필요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예산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국민에게 매체선택권을 주기 위한 기본적인 공시청 설비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난시청 판정 권한은 방통위가 맡는 것이 긍정적이며, 방송사의 재허가 심사에 조금 더 엄격한 기준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식적인 간담회가 종료된 직후 이를 지켜보던 배석자들의 날선 질문들도 이어졌다. 이에 간담회를 참관하던 박상호 한국방송협회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 사업은 국책사업이기에, 반드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는 전제로 “평가가 이루어진 다음, 법의 추진 방향이 새롭게 설정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의 예정 개정안 등장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박 위원은 “방통위는 지금까지 해당 사업의 진흥 및 발전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규제기관으로서의 역할만 해왔다. 그런데 (이번 예정 개정안에) 또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역설한 뒤 “정부와 사업자, 시민단체의 유기적인 협의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KBS의 한 인사도 “(예정 개정안)에 보면 KBS가 난시청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를 삭제한다고 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다른 시민단체 인사는 “비용이 들어간다고 해도 국민의 매체선택권 보장을 위해 반드시 관련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다른 시민단체 인사는 KBS를 정조준하며 “KBS가 난시청 판정을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사실 이번에 준비 중인 예정 개정안 내용은 ‘지상파 직접수신환경을 개선해 국민의 매체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목적을 위해 ‘방통위의 권한 강화 및 KBS의 노력 명문화, 기타 민영방송 사업자의 역할 강화와 유료 방송의 탈법적 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일견 시청자를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여겨지는 이 같은 예정 개정안에도 함정은 있었다. 바로 관리감독 업무가 강화되는 방통위에 대한 불신과 재원없는 지상파 방송사의 부담 증가, 여기에 기준의 모호함을 들어 예정 개정안의 규제 방안을 거부하는 유료 방송의 이해관계다. 그런 이유로 이번 간담회는 ‘국민의 매체선택권 보장’이라는 대의에는 모두가 공감한다고 해도 그 실질적인 방안을 찾기에는 많은 ‘수단적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