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CJ헬로비전이 100억 원대 조세 포탈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월 8일 경찰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조세 포탈과 분식 회계 혐의를 받고 있다. CJ헬로비전의 지역 방송사들이 협력 업체와 통신 장비 등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것이다. 현재 경찰은 100~200억 원 대 세금 탈루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며 본사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수사 소식이 전해지자 CJ헬로비전은 물론이고 SK텔레콤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J헬로비전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수사 요청이 오지 않은 상황이라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고, SK텔레콤 측은 “M&A 이전에 실적 부풀리기 정황이 있었다는 내용은 전해 들었고, 내부 조치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며 “큰 문제는 아니지만 수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사와 M&A 심사는 별개 사안”이라며 M&A 심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은 물론이고 SK텔레콤 역시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수사 결과에 상관없이 도덕성에 대한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관련 업계에서도 “CJ헬로비전이 M&A를 위해 조직적으로 매출 부풀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또한 방송 업계의 M&A 심사 시에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적 책임 등을 중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직간접적으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 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M&A 심사를 맡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나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수사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 당국이 이번 수사 결과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청와대가 신임 미래전략수석에 현대원 서강대 교수를 임명한 것도 이번 M&A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 교수는 KT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를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현 교수를 미래전략수석으로 임명한 것 자체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보인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연초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