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SK텔레콤이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3개 업체를 선정했다고 9월 14일 밝혔다. 논란이 됐던 화웨이는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됐다.
SK텔레콤은 “세계 최고 수준의 5G 품질 구현과 5G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3사를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는 5G 주도권 경쟁 상황에서 장비 공급 3사가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으며, 투자비용 등 재무적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은 5G 도입 초기 LTE 장비와 연동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등 3사는 SK텔레콤 LTE 도입 당시에도 기지국 등 무선 장비를 공급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6월~8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장비성능시험(BMT)을 진행했다. 화웨이는 장비성능시험 대상에는 포함됐으나 최종 선정에서 제외됐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경우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지만 미국과 일본, 호주 등에서 제기되고 있는 장비 보안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점유율 28%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에릭슨(27%), 노키아(23%), ZTE(13%)가 이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3%였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5G 장비 개발은 화웨이가 앞서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화웨이는 5G 연구개발(R&D)에 현재까지 10억 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입했으며, 전 세계 5G 필수 특허 가운데 1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정보 유출 유려 때문에 화웨이 장비를 선뜻 채택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미국에 판매된 일부 화웨이 스마트폰에서는 백도어(숨겨진 접근 경로)가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화웨이 장비 사용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는 중국 기업인 화웨이나 ZTE로부터 장비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미국 1‧2‧4위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 스프린트의 5G 장비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중 계약을 마무리하고, 내년 3월 상용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망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이번 선택은 KT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LTE 때부터 화웨이 통신 장비를 적극 사용해온 만큼 이번에도 화웨이 장비 선정이 유력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