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1분기 150억 적자 ‘비상경영’ 돌입…노조 “쥐어짜기 안 돼”

SBS, 1분기 150억 적자 ‘비상경영’ 돌입…노조 “쥐어짜기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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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올해 1분기에만 150억 원 영업적자를 낸 SBS가 오는 6월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한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회사가 어려워지면 임직원 모두 위기의식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말한 뒤 “비상상황이라며 구성원들의 허리띠를 졸라매기 전에 회사의 경영 방식에 문제가 없었는지 통렬하게 반성부터 할 일”이라며 “비상경영=쥐어짜기에 그치는 일차원적 경영 방식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SBS 경영위원회는 지난 23일 사내에 공지한 ‘6월 비상경영 시행에 부쳐 드리는 글’에서 1분기에 1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지속가능한 SBS를 만들기 위한 비상조치로 비용절감 방안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경영위원회는 △업무추진비 △CP연구개발비 △사업진행비 △접대비 △회식비 등 업무성 경비를 30% 이상 감축하고, 국내외 연수 선발과 직무 역량 교육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했다. 또한 신규채용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프로그램 제작 현장 업무에는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제작진행비 △취재활동비 등은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28일 발행된 SBS 노보를 통해 “회사의 경영행위를 존중한다는 노조의 기조엔 변함이 없지만 ‘비상경영-쥐어짜기’에 그치는 일차원적 경영 방식에 심히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성원들의 현재 지위에 조금이라도 위협을 가하려 한다면 노조는 모든 것을 걸고 결연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우선 ‘교육훈련비 중단’ 부분을 지적했다. 이들은 “국내외 연수 선발과 직무 역량 교육의 중단 등 직원에 대한 투자부터 삭감하는 것이 과연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회사는 사장이 올림픽 출장도 취소했다며 솔선 사례라고 했지만 사장이 올림픽 출장 한 번 안 가는 것과 직원들이 국내외에서 기량을 갈고 닦을 기회를 잃는 것을 등가로 놓을 수 있는 사안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한 지난 2월 SBS 자회사인 스튜디오프리즘이 1,600억 원을 들여 TY홀딩스로부터 미디어넷을 인수한 탓에 SBS의 연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이는 “‘태영의 위험이 SBS로 전이돼서는 안 된다’, ‘SBS는 대주주의 입김을 받지 않는 독립 경영의 주체이다’라는 경영 원칙이 무너진 결과”라고 진단한 뒤 회사의 경영 방식을 문제 삼았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지난 4월 ‘복권 추첨 방송사 선정 사업’에서 SBS가 탈락한 것에도 주목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선정만 되면 연 평균 수십억 원씩, 5년 동안 최소 수백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던 정부 사업”이라며 “조합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18년 이상 추첨 방송 경험이 있는 SBS의 장점을 제대로 내세우지 못한 채 준비 부족으로 경쟁사에 맥없이 밀렸다고 하는데 수백억 원어치 미래 먹거리 사업을 날려놓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구성원들을 향해 비상경영 운운한다면 누가 공감하겠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