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해고 작가들이 ‘끝장 투쟁’을 선포하고 24시간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7월말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MBC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해고된 <PD수첩> 작가들은 지난 3개월 동안 MBC 사측이 반성이나 해고 작가의 복귀는커녕 오히려 대체 작가를 공개 모집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자 ‘해고 작가 복귀와 <PD수첩> 정상화’를 내걸고 지난 12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끝장 캠프’ 선포식 겸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해고 작가 6인은 이에 앞선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3개월 간 언론, 정치계, 시민사회의 ‘<PD수첩> 해고 작가 전원 복귀와 정상화’에 대한 열화와 같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를 수수방광 해오다 작가 공개 모집이라는 상식 이하의 대책을 내놓은 MBC 사측에 대한 강력한 항의 뜻”이라며 ‘끝장 투쟁’의 돌입 배경을 설명했다.
정재홍 <PD수첩> 해고 작가는 이날 “예전에 <PD수첩> 팀장은 외압이 있어도 ‘나를 믿으라’면서 주머니에 사표를 넣고 다녔다. 억압에 굴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때야말로 4대강, 검사와 스폰서, 민간이 사찰과 같은 굵직한 이슈가 터졌다”고 말하면서 현재의 <PD수첩> 보직자들과 극명히 대비된다고 강조한 뒤 “이 텐트의 제목이 ‘끝장 텐트’인 만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면서 결연한 각오를 다졌다.
선포식 자리에 참석한 이금림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사측이 이튿날 작가협회를 조롱하듯이 작가 공모에 나섰다”며 2500여 명 작가들의 자존심을 실추시킨 MBC 사측의 행태를 규탄했다.
정영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지부 위원장도 이날 자리를 지키며 “작가들까지 파업의 고통을 함께 하게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 뒤 “2주 뒤에는 PD와 작가들이 재미있게 만든 방송을 집에서 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촛불을 들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시민들은 “김재철은 어찌 해서 자기 이름을 역사에 추하게 남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김재철 사장의 뻔뻔함에 분노했고, “김재철은 물론이고 공영 방송의 ‘공’자도 모르는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힌 사람들 모두 반성하고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