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사회단체가 지난달 28일 오후 6시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전국언론노동조합 OBS 희망조합을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OBS 사측이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OBS 노조는 18일 발행한 <임단협 특보 제11호>를 통해 “경영국이 사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회사는 파업 이후 노조원들의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지역방송 수준인 200명 선으로 인력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며 총파업에 압박을 느낀 경영진이 동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구조조정을 언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현재 계약직 근로자를 포함해 OBS 노동자는 모두 350명 선인데 축소인력대상이 어떤 고용형태까지 포함할 것인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정규직만을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15%가 넘는 인력감축안”이라며 “SBS 프로그램을 80% 받는 지역민방을 기준으로 OBS 인력을 짜겠다는 것은 스스로 방송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OBS 노사는 지금 이 시간에도 법정 수당을 중심으로 한 실무교섭을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07년 창사 이래 5년간 임금이 동결된 OBS 노조는 실질적 임금 인상과 법정 수당 지급 등을 사측에 요구해 왔지만 사측이 적자 경영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자 전면 파업 바로 전날 당초 주장했던 임금 인상안을 대폭 낮추고 사측과 막판 교섭을 벌였지만 사측이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에 OBS 노조는 성명을 통해 “조합을 파업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도 하루 빨리 취재현장으로, 제작현장으로, 중계현장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사측이 우리의 앞길을 막아 선 채 OBS를 끝내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조합은 OBS의 미래를 위해 열린 자세로 논의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어서 빨리 협상장으로 나와 사태를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일 오전 11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에 위치한 OBS 사옥 앞 희망광장에서 OBS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5년째 동결된 임금의 소폭 인상, 법적수당 문제의 해결과 경력직 호봉 산정의 정상화 그리고 보도‧제작국장 임명동의제 등 공정보도를 위한 제도 마련은 당연한 요구”라며 OBS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언론연대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사측은 경영정상화 후 가능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문제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면서 “구조적 개선책 마련은 제쳐두고 경영상의 어려움을 내세워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 즉 책임은 다하지 않고 희생만 요구하는 태도로는 구성원의 좌절감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이어 “OBS가 부여받은 정체성이 ‘공익적 민영방송’임을 사측이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희망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노동조건은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