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를 정치적 압력 수단으로 사용해선 안 돼” ...

KBS “수신료를 정치적 압력 수단으로 사용해선 안 돼”
“해외 선진국, 강제성 높은 공적 재원으로 전환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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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언급한 해외 선진국들의 공영방송 수신료 폐지와 관련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앞서 박 의원은 7월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공영방송 수신료 폐지가 세계적인 추세라며 수신료 분리 징수를 언급했다. 그는 프랑스와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의 사례를 든 뒤 “KBS 수신료를 반강제적으로 징수를 하니 불만이라는 의견이 있다”면서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프랑스의 수신료 폐지 법안은 주민세 폐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프랑스의 수신료는 주민세가 공동 부과되고 있는데 프랑스 정부가 2023년 주민세를 폐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수신료를 다르게 부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신료 폐지 대신 올해 10월부터 전체 수신료와 동일한 예상 규모를 부가가치세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BS는 “세계 공영방송사들은 미디어 환경과 기술 변화에 따라 재원 모델을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의 수신료 폐지는 수신료의 자율 납부가 아닌 세금 등 보다 강제성이 높은 공적 재원 유형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KBS는 독일과 스위스의 사례를 들었다. KBS에 따르면 독일과 스위스는 TV 수상기 보유 여부에 따라 수신료를 부과하는 방식에서 수상기 보유와 무관하게 가구당 부과 방식으로 전환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수신료를 공영방송사들을 위한 목적세 형태로 변경했으며,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북마케도니아, 루마니아 등 역시 정부 예산으로 공영방송사의 재원을 충당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에서는 오히려 전기 및 가스 요금에 추가 부과하는 방식으로 징수 방식을 바꾸는 곳도 있다고 한다.

KBS는 지난 7월 7일 영국 하원 내 커뮤니케이션 및 디지털위원회에서 ‘BBC의 미래 재원’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현행 수신료 베도부터 완전히 상업화되는 모델까지 12가지 방안을 검토한 바 있으나 여전히 유럽 47개국 64개 공영방송사의 재원 유형은 공적 재원이 79%이고, 전체 재원 중 수신료 비중은 59.5%라고 밝혔다.

KBS는 “박 의원은 여러 차례 해외 선진국에서 수신료가 폐지되는 이유로 TV 시청가구가 줄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어 수신료가 폐지되고 있는 것처럼 밝혔고, 또 KBS를 시청하지 않는데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같이 징수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앞서 언급한 해외 사례들을 보면 사실 여부나 맥락을 확인하지 않거나 KBS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집권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해외 선진국의 수신료 폐지 사례를 KBS에 대한 정치적 압력의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KBS는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더욱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