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매체 다채널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영방송 KBS는 시청점유율 36.163%를 기록하며 독보적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도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 산정 결과’에 따르면 KBS 계열의 시청점유율은 36.163%로 가장 높았으며, MBC 계열(16.022%), SBS 계열(11.408%), CJ 계열(9.384%)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방송계 전문가들은 “플랫폼이 다변화되고, 채널이 많아져서 지상파 방송이 예전만한 시청률을 올리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지상파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것이 조사 결과 확인됐다”며 “특히 KBS 계열의 시청점유율이 독보적으로 높다는 점은 공영방송이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번 조사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 종합편성채널의 시청점유율이 CJ 계열보다 낮다는 점이다.
CJ 계열은 9.384%의 시청점유율을 기록하며 지상파 방송 3사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TV조선은 8.785%, JTBC는 7.878%, 채널A는 5.874%, MBN은 3.310%를 기록하며 CJ 계열의 시청점유율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몇몇 업계 관계자는 “종편에 앞서 지상파에 도전한 케이블은 이미 <슈퍼스타K> <응답하라 1997>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케이블이 기존에 시도하기 어려웠던 형식이나 다루지 않았던 소재들을 과감하게 택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만큼 종편도 이제 특혜가 아닌 창의력 있는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며 최근 콘텐츠 투자 부분에서 시정명령을 받은 종편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매체교환율이 도입된 것으로 종편의 시청점유율에는 계열 신문의 구독률이 ‘매체교환비율’로 환산돼 포함됐다.
매체교환율은 방송과 신문의 매체영향력 차이 즉 방송을 1로 볼 때 신문의 상대적인 영향력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이용자 측면과 시장 측면을 고려해 산정한 2012년도 매체교환율은 0.45로 나타났다.
시청점유율 조사는 TV 방송채널을 운영하는 234개 방송사업자 369개 채널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미디어 다양성 확보를 위해 시청점유율 30%를 초과하는 방송사업자에는 자산 매각, 방송광고 제한, 방송시간 양도 등의 규제를 가할 수 있으나 방송법에 따라 정부가 전액 출자한 방송사업자인 KBS에 대해서는 30% 초과금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이 조항에 해당하는 방송사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는 “방송사업자의 시청점유율은 내년도 방송사업자 허가․승인, 변경승인, 재허가 등의 심사에 활용된다”며 “앞으로는 시청점유율 조사에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스마트미디어와 케이블․위성․IPTV사업자들이 보급한 디지털 셋톱박스에 기록돼 있는 시청자료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