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분배, 방송 VS 통신 ‘평행선’

700MHz 주파수 분배, 방송 VS 통신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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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700MHz 주파수 잔여 대역을 둘러싼 방송과 통신의 힘겨루기가 팽팽하게 펼쳐지면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전자파학회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양측의 첨예한 입장 차로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됐다.

4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0MHz 대역 주파수 분배 정책과 방송통신의 미래토론회에 방송계를 대표해 발제자로 나선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와 통신계를 대표한 박덕규 목원대 정보통신융합공학부 교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지상파 방송사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UHD 방송을 무료 보편적 서비스로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UHD 방송의 보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700MHz 주파수 잔여 대역인 88MHz 54MHz(채널당 6MHz)를 방송용으로 배분해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계를 대변한 김 교수 역시 초고화질(UHD) TV는 수년 내 일상적인 방송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공익적 차원에서 무료 보편적 서비스의 구현이라는 방송의 기본적 책무와 사회소외계층의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700MHz를 방송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신계를 대표한 박 교수는 방송의 공익성은 인정하지만 직접수신율이 7%도 안 되는 상황에서 지상파 UHD 방송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한 뒤 “700MHz 주파수를 UHD TV 방송용으로 결정한 나라는 없으며 거의 모든 나라에서 통신용으로 할당 또는 할당예정이라면서 국제적 조화와 트래픽 증가 추이를 고려해 700MHz 주파수 잔여 대역을 통신에 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방송 업계는 보편적 시청권과 매체선택권 보장에 직접수신율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편적 시청권은 차세대 방송으로 꼽히고 UHD 방송을 산간 오지나 벽지에 있는 시청자들도, 돈이 없는 시청자들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시청자의 권리라며 직접수신율과 관계없이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한 뒤 시청자들이 지상파 UHD 방송을 보던, 유료방송을 이용해 보던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무료 보편적 서비스 확대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직접수신율 통계 자체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직접수신율에 대한 통계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매년 하고 있는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조사 방법에 문제가 많다신뢰할 수 없는 통계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해당사자는 물론이고 방송과 통신을 대표하는 학계에서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 201310월부터 201412월까지 12개월간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으로 운영한 ‘700MHz 대역 활용방안 연구반의 연구결과도 마찬가지다. 박 교수는 연구결과를 언급하며 연구위원들의 전공분야, 해당분야에 대한 철학과 신념이 서로 달라 의견 수렴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일치하지 못한 내용은 개인의 의견을 첨부해 최종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해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강상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역시 미래부와 방통위에서 상생의 원칙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오늘 이 자리에서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수렴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은 상당히 완고한 것 같다형제가 있는데 한쪽에선 밥 달라고 하고 한쪽에선 죽 달라는 상황으로 부모 입장에서는 사이좋게 나눠 먹기를 바라는데 양쪽에선 서로의 입장만 주장해 죽도 밥도 안 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구체적인 비유를 들어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