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중국에 이어 일본 제조사들도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 뛰어들면서 잠시 주춤했던 OLED TV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OLED TV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LED를 대체하기엔 ‘아직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았던 업계에서도 가격을 좌우하는 OLED 패널의 생산효율인 ‘수율’이 급격하게 개선됨에 따라 다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제조사들은 OLED 패널을 외부에서 공급받고 화질 개선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하는 방식으로 OLED TV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2012년부터 제휴를 맺고 AM OLED 패널 공동 개발에 나서면서 2013년 미국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56인치 초고화질(UHD) OLED TV를 공개했으나 결국 비용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며 공동 개발에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업계 소식통은 소니와 파나소닉 모두 UHD LED TV 생산에 주력한다고 전했으나 최근 다시 OLED TV 시장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OLED TV 시장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맞대결 구도로 형성되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2012년 OLED TV를 출시한 데 이어 스카이워스 등의 중국 제조사들이 지난해 말 OLED TV를 선보였고, 오는 5월 1일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말 일본 제조사들까지 OLED TV를 출시한다면 시장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3파전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꿈의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OLED TV는 말 그대로 스스로 빛과 색깔을 표현하는 OLED 패널을 사용한 TV다. 발광 소재가 자체적으로 빛을 내기 때문에 후면에서 빛을 내는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 없어 LED 패널보다 더 얇은 TV 제작이 가능하고, 명암비가 실제와 같아 동작이 아무리 빠른 스포츠 경기라고 해도 잔상이 남지 않는다. 자체 성능으로는 LED TV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하지만 LED TV의 3배 이상의 가격 때문에 그동안 LED TV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UHD LED TV가 출시되면서 OLED TV는 차세대 TV 시장에서 잠시 물러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OLED 패널 수율이 개선되고, 일본까지 OLED TV 시장에 가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산업리서치에 따르면 TV용 OLED 패널을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패널 수율이 최근 70%로 개선됨에 따라 OLED 패널 가격이 낮아졌다. 패널 공급 가격이 낮아졌다는 것은 생산 단가가 줄어들었단 뜻이고 그만큼 OLED TV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비산업리서치는 LG전자의 139.7㎝(55인치) Full HD OLED TV 판매 가격이 올 하반기 300만∼400만 원 선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현재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LG전자에 맞서 오는 5월 스카이워스와 콘카, 창홍 등의 중국 제조사들이 뛰어든다면 가격 하락은 더 큰 폭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업계의 예상보다 더 빨리 OLED TV 시장이 개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LED TV의 ‘시장성’보다는 OLED TV의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가 실려 당분간은 OLED TV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