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유리창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투명 디스플레이 안정성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킨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연구가 더욱 가다듬어지면 미래에는 투명한 물체에서 TV를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기기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주병권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14일 최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투명 반도체 스위치(트랜지스터) 소자로 각광 받는 비정질 금속ㆍ산화물 반도체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효율 향상 기술과 접목할 경우 고효율에 안정성까지 확보한 차세대 투명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3월 발표한 ‘표면 플라즈몬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컬러필터’를 활용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이미 발표된 기술을 바탕으로 투명 디스플레이 개발에 대입시킨 셈이다. 실제로 백색광과 -10V 전압 환경에서 소자가 장시간 스트레스를 받아도 필터가 없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문턱전압(Threshold) 변화가 3분의 1 이하로 줄었고, 빛을 차단하면 스트레스를 받기 전 상태로 거의 회복되는 안정성을 나타냈다.
장성필 고려대 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전압과 빛이 동시에 가해지는 환경에서 비정질 금속ㆍ산화물 반도체의 열화 원인을 차단하고, 색 투과도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이는 앞으로 등장하게 될 투명 디스플레이 구현에 매우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첨단신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