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TV, 월드컵 특수타나?

UHDTV, 월드컵 특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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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시즌이 다가오면서 초고선명(UHD)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월드컵 특수의 최대 수혜 상품 중 하나인 UHDT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대폭 낮추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UHDTV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UHD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UHD 정책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내 UHD 경쟁력 강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UHDTV 판매량은 약 1200만 대로 전년 대비 8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되는 추세에 따라 고화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UHDTV의 판매는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월드컵 시즌을 맞아 고화질과 다채널 음질을 체험할 수 있는 UHD TV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전 세계 UHDTV 판매량은 추정치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가장 큰 시장은 역시나 중국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전 세계 UHD TV 판매량 중 80%정도인 900만 대 이상이 중국에서 소비될 것으로 예측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국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시장에서 중국 상위 5개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현지 업체와의 가격 차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판매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중국 UHDTV 시장에서 매출 1~5위는 모두 중국 제조사가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공세와 더불어 절대적 물량이 존재하는 40인치 초중반의 제품을 얼마나 빨리, 폭넓게 출시하느냐도 중국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시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중남미 시장은 지난 10년 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대로,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불어닥친 최근 5년간에도 세계 평균 성장률 4.2%를 상회하는 4.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장기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에 대한 국내 TV 수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발표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한 축구 시청 기능이 특화된 커브드 UHD TV를 출시하며 중남미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고객들을 위한 축구전용 AV모드, 타임머신 기능, 화면 캡쳐 기능 등을 탑재해 월드컵 특수를 확실히 누리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UHD TV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의 UHD 정책이 이를 뒷받침하기는커녕 오히려 발목잡기에 나서 빈축을 자초하고 있다.

문제는 가장 많은 UHD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가 UHD 정책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 지상파 UHD 실험방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앞서 미래부에서 실험방송과 UHD 방송을 위한 주파수 할당과는 별개라고 언급한 만큼 실험방송 이후 지상파 UHD 방송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에 케이블 방송 사업자들은 지난 10일 제주에서 열린 ‘2014 디지털 케이블 TV쇼’에서 케이블 UHD 상용화 선포식을 열며 UHD 방송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UHD 생태계를 제대로 조성하기 위해선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UHD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 지상파 방송 중심의 UHD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힘을 얻고 있다.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송통신장비 전시회인 ‘NAB Show 2014’에서도 지상파 방송사를 기반으로 하는 UHD 정책의 필요성이 강조된 바 있다. 고든 H. 스미스(Gordon H. Smith) 전미방송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회장은 지난 9일 오전(현지시간) “UHD 방송은 이미 세계적 추세이고 향후 2년 이내에 보편화가 완료될 것”이라며 “양질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보유한 지상파 방송 중심으로 UHD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세대 방송으로 여겨지고 있는 UHD 방송의 보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상파 방송을 중심으로 UHD 방송을 상용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국내 다른 플랫폼에서도) 세계 최초로 UHD 방송을 상용화할 것 같다”는 발언을 한 만큼 최근 지상파 중심의 무료 보편적 UHD 방송이 가능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예상도 만만치 않아 UHD 시장 성장세에 따른 정부의 UHD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