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유사보도 지정, 매체 흔들기?

방통위 유사보도 지정, 매체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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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유사보도 실태조사결과의 역풍이 상당하다. 유사보도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한데다 당장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법한 매체를 흔드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방통위는 허가를 받지 않은 종교방송, 교통방송, 증권방송 등이 보도를 하고 있다며 유사보도 프로그램 목록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그 배경에는 이경재 위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유사보도는 불법방송’이라고 선언한 이후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의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에 방통위는 “현실과 맞지 않는 법제도를 개선하려는 의도”였다고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그 파장은 만만치 않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PD연합회가 즉각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해 방통위의 정책결정을 비판하는 한편, 유사보도로 지정된 매체들도 방통위의 결정이 정부 비판 매체에 대한 ‘언론 재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유사보도로 지정된 매체 중 CBS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CBS는 방통위의 유사보도 목록에 자신들이 포함된 것을 두고 “누가 누구 보고 유사보도라고 규정하는지 모르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연평도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박창신 신부를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한 징계절차에 돌입하자 상황은 더욱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CBS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영방송국으로서 1970년 군사정권을 거치며 민주화 운동에 커다란 역할을 한 매체다. 이에 신군부 시절에는 언론 통폐합이라는 미명하에 TBC와 동아방송이 사라지고 CBS는 보도와 광고 기능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1987년 6월 항쟁당시 CBS는 극적으로 보도와 광고기능을 부활시킬 수 있었으며, 이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CBS의 역사로 굳건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한편 방통위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모든 판단을 유보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며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추후 새롭게 정리된 후속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현재로서는 방통위 차원의 사후조치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