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OBS에 ‘정책적 배려’ 시급

재정난 OBS에 ‘정책적 배려’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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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12월 28일 OBS가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15,000명이라는 경이적인 숫자의 발기인들과 함께 ‘공익적 민영방송’을 표방하며 힘차게 첫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OBS는 또다시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고 ‘제2의 경인방송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등 관련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OBS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OBS 6년, 그 역할과 활로의 모색’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박종수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OBS의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책적 배려 또한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OBS가 정상적인 방송사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OBS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BS의 광고수익은 274억 원으로 미디어렙 체제 도입 전인 2011년 281억 원보다 더 줄어들었다. 중소방송사를 살리겠다고 마련한 미디어렙 체제가 오히려 보호대상인 중소방송사의 수익을 떨어뜨린 것이다.

   
 

박 교수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하며 “가장 시급한 광고매출은 오르지 않고, 남은 자본금은 거의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고, 자본금이 없으니 제작비나 인건비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고, 제작비가 감소하니 프로그램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이렇게 되니 시청자들과의 약속 역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올해 OBS의 광고 판매 목표액은 약 300억 원인데 8월까지 실적은 185.2억 원으로 정상적인 달성율 66%에도 못 미치는 60.8%다. 애초 방송통신위원회가 1공영 1민영 체제에서 OBS의 광고를 SBS가 최대주주인 ‘미디어크리에이트’에 맡기면서 우려했던 판매대행 불이익이 현실화한 것”이라며 “OBS의 광고 대행을 미디어크리에이트가 맡도록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 후 미디어렙 재고시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 뒤 △결합판매비율에 대한 재검토와 보정 △지역성을 체계화․지수화 △역외재송신 확대로 늘어난 가시청 인구수 반영 △전체 비용의 90%를 광고 매출로 보장하는 방법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이날 토론회에서는 OBS의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광호 인천지역연대 집행위원은 ‘개국 뒤 6년, OBS 제 역할 다했나?’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시청자들은 OBS를 공익적 지역민방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OBS의 프로그램 속에선 지역성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출범 초기 프로그램의 독특함, 기획 프로그램 등을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OBS 내부 구성원들 역시 이러한 지적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개편을 분석한 결과 보도 외에 자체제작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18.3%로 지난해 대비 29.3% 감소했고, 구매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44.5%로 지난해 대비 2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초기 100% 자체편성을 앞세웠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박종수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OBS에 정책적 지원을 해주더라도 OBS가 스스로 지역사회의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정책적 배려를 해주더라도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며 ‘독립민영방송사’로서 시청자들에게 존재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