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미디어 기술 국제 표준에서 2천여 건의 특허를 확보하며 누적 기술료로 1천억 원을 돌파했다고 7월 24일 밝혔다.
ETRI 미디어연구본부는 박사급 연구원 80여명이 소속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조직으로, 지난 20년간 비디오·오디오 압축 기술과 방송 전송 기술 분야에서 엠펙(MPEG)·북미 방송 표준화 기구(ATSC) 중심의 핵심 원천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다.
이를 통해 △고효율 비디오 압축(HEVC) △다용도 비디오 압축(VVC) △개방형 비디오 압축(AV1) △음성 및 오디오 통합 압축(USAC) △다채널 오디오 압축(3DA) △HTTP 기반 적응형 스트리밍 기술(DASH) △방송 전송(ATSC 3.0) 기술 등 미디어 분야 주요 국제 표준에서 2천여 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ETRI는 “누적 기술료뿐 아니라 현재 ETRI가 확보한 기술들이 앞으로도 글로벌 산업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향후 1천억 원 이상의 추가 기술료 수익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오디오 압축 표준인 음성 및 오디오 통합 압축(USAC) 및 다채널 오디오 압축(3DA)은 MPEG 공식 품질 평가에서 각각 2008년, 2014년 독일 프라운호퍼(FhG)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며 글로벌기업 돌비(Dolby), 소니(Sony)를 앞서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2023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제144차 MPEG 국제표준화 회의에서는 ‘기계를 위한 비디오 특징 압축 기술(FCVCM)’ 부문에서 ETRI가 세계 1위와 2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AI 기반 미디어 처리 분야에서도 기술 우위를 재확인했다.
이외에 ATSC 3.0 기반 차세대 방송 전송 기술은 브라질의 차세대 방송 규격 ‘TV 3.0’의 핵심 기술로 채택돼 2024년 7월 SBTVD 포럼에서 공식 표준으로 인정받았다. 함께 채택된 VVC 및 3DA 압축 기술은 브라질 방송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전망이다.
ATSC 3.0 표준 기술은 지난 2017년 북미(北美) 차세대 방송 표준으로도 채택됐다. ATSC 3.0은 기존 ATSC 1.0에 비해 더 높은 화질(UHD), 양방향 서비스,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에 도입되었으며, 미국에서는 2020년 NextGen TV 본방송에 도입되었고, 이후 차세대 방송 표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6년간 ETRI 기술이 창출한 미디어 코덱 분야 경제적 가치는 약 1조 2,915억 원으로 추산된다. ETRI 기술은 현재 전 세계 50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 TV, 셋톱박스, 차량용 기기 등에 칩 또는 소프트웨어 형태로 탑재되어 있으며, 국민들은 일상 속에서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을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있다.
현재 ETRI는 6세대 압축 기술인 Beyond VVC 및 Post USAC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공간음향, 입체 공간 비디오, AI 기반 압축 등 초고화질 메타버스, XR, 디지털 트윈, 생성형 콘텐츠의 효율적 전송을 위한 미래 미디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AI가 생성한 멀티모달 콘텐츠의 저장 및 전송을 위한 핵심 솔루션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태진 ETRI 미디어연구본부장은 “기술 개발과 국제표준화, 산업 적용, 특허 수익화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독자 기술 기반의 기술 주권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