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을 상대로 ‘프로그램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협의회가 종편의 프로그램 사용료 담합과 부당 압력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동시에 이들은 종편의 프로그램 사용료 배분이 현실화된다면 의무편성채널 등 현재 종편이 누리고 있는 모든 특혜를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P협의회는 20일 <‘수신료 담합’ 종편 4사, 의무편성 특혜 회수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의무편성채널로 규정된 종편은 지상파 채널에 인접한 10번 대의 황금채널 번호를 차지하는 등 파격적인 특혜를 받은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프로그램 사용료 배분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자사 이익추구가 도를 넘어 후안무치한 행동까지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PP협의회는 이어 “언론이 보도한 비밀회의 문건에 따르면 종편 4사는 거액의 수신료 요구 등 특혜를 얻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로비를 하고, 특정 방송사업자를 상대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수신료 지급 강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종편 수신료 배분 요구 시 의무편성 특혜 제외 △종편 4사의 수신료 지급 담합 의혹 규명 △종편 재승인 심사 시 사업계획 이행 검증 등을 요구했다.
현재 종편은 YTN의 경우를 내세워 CJ헬로비전, 티브로드, 씨앤앰 등 주요 MSO를 상대로 각사 당 12억~14억 원 규모의 채널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편 측은 “보도전문채널인 YTN도 의무편성채널인데 SO 측에서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고 있다”며 “콘텐츠 제공에 따른 대가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종편이 요구하고 있는 프로그램 사용료의 총액이 일정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SO는 가입자의 수신료 가운데 일부를 프로그램 사용료 형태로 PP들에게 분배하고 있다. 그런데 종편이 프로그램 사용료 분배 대상에 포함된다면 시청률 경쟁에서 종편에 밀리는 중소 개별PP들의 수입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PP업계에서는 “PP는 플랫폼사업자로부터 받는 ‘프로그램 사용료’와 ‘광고 수입’으로 방송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중소 개별PP들의 경우엔 전체적인 시청층이 소수의 특정 마니아 위주인 관계로 ‘광고 수입’보다 플랫폼사업자로부터 받는 ‘프로그램 사용료’가 주 수입원”이라며 종편이 프로그램 사용료 분배를 요구할 경우 중소 개별 PP들의 상황이 더 악화돼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