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 CJ헬로비전이 영서방송의 지분을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인수합병에 따른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지난 17일 영서방송의 지분 68.43%와 영서방송의 지분 31.57%를 보유한 횡성유선방송 지분 100%를 각각 403억9000만 원, 78억1000만 원에 인수키로 결정하면서 영서방송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영서방송은 원주, 횡성, 평창, 영월, 정선을 중심으로 가입자 10만 명을 확보하고 있는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다.
CJ헬로비전은 이번 지분 취득에 대해 “신규 SO 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설명한 뒤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변경 승인이 완료되면 CJ헬로비전이 보유한 SO는 총 18개에서 19개, 가입자는 339만 명에서 약 350만 명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CJ헬로비전 뿐만 아니라 티브로드 등 MSO를 중심으로 몸집 불리기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소규모 SO들에 대한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IPTV 등 다른 유료방송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노사 갈등이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22일 원주시 반곡동 영서방송국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영서방송지부는 ‘영서방송 구조조정 규탄과 고용사수 기자회견’을 갖고 구조조정의 부당함을 강조한 바 있다. CJ헬로비전과 인수합병을 앞둔 사측이 어떠한 경영상의 책임도 지지 않고 직원들의 희생만 강요한다는 것이다.
당시 영서방송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측은 고용안정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노조에서 요구하는 고용안정과 체불임금에 대한 어떠한 교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이 인수과정에서 ‘노조 해산’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업무 중첩에 따른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나마 키워낸 사람마저 업계를 떠난다면 손실이 더 크다”면서 “인력감축보다는 재교육을 통한 순환 배치가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