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리에선 세월호 오보 책임을 놓고서도 여야 간 가시 돋친 설전이 이어졌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당시 MBC의 학생 전원 구조 오보와 보험금 보도를 슬라이드에 띄워놓고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아픈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며 “본인 자녀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인데 보험금이 얼마인지 그게 궁금할 것 같느냐”고 물은 뒤 사과할 의향이 있냐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방금 사과드렸다”고 말하자 이 의원은 이날 청문회 자리에 참고인으로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에게 이 후보자가 진심을 담아서 했다는 사과에 대한 의견 표명을 부탁했다.
세월호 유가족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이 후보자의 발언은) 지금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사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진심 어린 사과라고 생각할 수 없고, 그런 사과는 받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내 자식이 40m 물속에 있는데 아직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그 시간에 보험금 그 보도를 해서 제가 여태까지 10년 넘게 제일 많이 듣던 얘기가 ‘아이들 죽음을 이용해서 로또 맞았다’, ‘놀러 가다 죽은 아이들 얼마나 더 보상해 줘야 되느냐’다”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후보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를 바로잡는 게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여태까지 아이들을 그렇게 가르쳐 왔다”며 “그게 본분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세월호 관련해서 아프지 않은 국민이 없다”며 “자칫 국민들이 들었을 때는 세월호 책임과 그 오보에 따른 잘못이 모두 후보자에게 있다고 오도될 수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세월호 오보‧보험금 관련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책임을 지적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어쨌든 보도의 책임은 보도를 총괄하는 보도본부와 보도본부장, 관련 간부들에게 있다 없다 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관련해서 보도를 한 당사자가 언론노조와 관련이 있는 기자였기 때문에 징계를 안 받거나 이와 관련한 책임을 묻지 않았거나 하는 부분은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오정환 MBC노동조합(제3노조) 위원장은 “그 일을 저지른 행위자들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고 관리 책임만 묻는 것은 앞뒤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당시 회사에서 (기자들을)징계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든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하다 보니깐 벌어진 실수였기 때문”이라며 “재난 상황에서의 뉴스 특보라는 건 통상적인 데스킹 절차를 거칠 수 없다. 차장과 부장을 거치는 전체적인 체킹을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는 할 수가 없고, 방송 원고도 사전에 데스크들이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징계할 수 있겠느냐 이런 결정을 내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승호 전 MBC 사장 역시 “사고를 급박하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기자와 기자들끼리 이렇게 중계를 하는 상황에서 그런 실수들은 왕왕 있을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다만 최 전 사장은 보도본부장의 책임은 다른 문제라면서 “다른 정보들을 체크해 가지고 앞에 있었던 실수를 수정하고 교정해 나가는 것이 데스크의 임무”라고 밝혔다.
최 전 사장의 답변에 박 의원이 “해당 보도를 한 기자는 책임을 안 져도 되고, 관리 책임만 물어야 된다 이런 논리냐”고 따져 묻자 최 전 사장은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라며 “목포MBC에서 분명 아직 위험한 순간이라고 했는데도 정부에서 하는 이야기를 전부 다 그냥 100% 진실이라고 믿고 보도한, 당시 시스템이 망가져 제대로 데스킹이 안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