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임명동의제, 방송법 위반에 효력 없어”

KBS “임명동의제, 방송법 위반에 효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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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 언론노조 KBS본부에 단체협약 보충협약 체결 위한 교섭 요청
언론노조 KBS본부 “임명동의제 무력화 시도 당장 중단하라”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가 11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 국장 임명동의제와 관련해 단체협약 보충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KBS는 현재 단체협약상에 있는 임명동의제가 방송법 위반이며, KBS와 KBS 구성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측의 발표에 즉각 반발하며 “임명동의제 폐지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KBS는 단체협약에 따라 △보도본부 통합뉴스룸국장(보도국장) △시사제작국장 △제작1본부 시사교양1국장 △제작1본부 시사교양2국장 △라디오제작국장 등 5명의 국장에 대한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사권자인 사장이 5명 국장을 지명하면 노조 조합원 가운데 투표권자 재적 과반수가 투표하고, 투표자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임명 동의가 가결되는 형식이다.

KBS는 임명동의제가 인사규정에서 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직원을 임면하는 것으로, 사장이 인사규정, 정관, 방송법을 순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법에 따르면 KBS 직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장이 임명하고, 정관은 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은 인사규정으로 정한다고 돼 있다. 또 인사규정은 ‘상위직위로의 승격 임용은 제14조 제7항에 정한 보직자격이 있는 자 중에서 적격자를 사장이 임용한다’(제17조), 그리고 ‘팀장급 이상 보직은 일반직 G2직급 이상자 중에서 한다’(제14조 제7항)고 명시하고 있다.

KBS는 “현재의 인사규정은 임명동의제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의 단체협약대로 임명동의제를 실시할 경우 인사규정에 따르지 않는 결과가 되고, 이는 정관과 방송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KBS는 또한 임명동의제는 사장의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만큼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KBS는 “단체교섭으로 인한 사용자의 인사권이 박탈될 정도에 이르렀다면 경영권의 본질에 속한 부분을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단체교섭이 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KBS는 이번 임명동의제가 지난 2019년 단체협약에 신설되고 2022년 확대될 때 KBS 정식 이사회의 보고 및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KBS는 “임명동의제가 사용자 경영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근로자의 전보‧승진‧발령 등의 인사 사항을 대상으로 하므로, KBS 경영에 관한 최고 의결기관인 이사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거치지 아니한 절차적 하자로 유효성이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즉각 반발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단협은 노사가 상호 합의 하에 맺은 것으로 별도의 이사회 보고가 필요 없는 사안이고, 실제로 그동안 단협 체결 전 단협 내용과 관련해 이사회 보고가 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임명동의제는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제작자율성과 독립,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실천의지와 자질을 갖춘 인물인지 내부 구성원들에게 평가를 받으라는 것이 과한 요구이냐”고 반문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더이상 단협에 명시된 임명동의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며 “만약이라도 임명동의 없이 국장을 임명한다면 해당 인사에 대한 가처분은 물론, 낙하산 박 사장 등에 대해서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추가 고발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