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SBS본부, 노동쟁의 조정신청 ...

언론노조 SBS본부, 노동쟁의 조정신청
SBS A&T 기구 개편 ‘기습’ 발표 후 노사 교섭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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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정형택 언론노조 SBS본부 쟁의대책위원장은 10월 13일 ‘본부장 편지’를 통해 “조합원의 92%가 반대하는 SBS A&T 기구 개편 105일, 그 기간 우리는 내 의사와 상관없이 언제든 다른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실체적이고 상시적인 불안에 떨어야 했다”며 “수십 차례의 간담회에서 여전히 아무 문제 없다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는 사측과 적당히 타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싸움이 번거롭고 두렵다고 뻔히 보이는 내일의 불행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며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저항할 기회조차 잃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 물러설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SBS A&T는 6월 30일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격적인 기구 개편을 발표했다. 개편 전 ‘3본부 1국 14팀’이었던 조직은 개편 후 ‘3본부(실) 14팀’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무분별한 부서 통폐합으로 현장에서 극심한 혼선과 혼란이 발생하자 SBS 방송기술인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SBS A&T지회, SBS 방송촬영인협회, 방송기자연합회 A&T지회, SBS 기자협회 등 직능단체들은 성명을 발표해 사측의 조직 개편을 비판하고 나섰다.

SBS 방송기술인협회는 “보도,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이벤트로 단기간 증가하는 업무량을 고려해 중계 인원과 시설을 유동적이며 통합적으로 배치해 대응해 온 중계기술팀의 업무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 조직 개편”이라며 “이번 조직 개편은 기술 조직 축소를 위한 단편적인 조치로만 보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측은 단순하게 중계기술팀을 칼로 무 자르듯 대형 중계차와 소형 중계차를 분리해 방송기술팀과 뉴스기술팀에 통합시켰다”며 “대형 중계차와 소형 중계차의 중계 링크와 장비들은 비상시 주‧예비 상호보완적인 역할과 빅 이벤트 때 방송 시스템을 재구성해 상황과 환경에 기민하게 대처해왔기에 중계시설의 관리 이중화는 결코 효율적이지 못하며 중복 투자의 우려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SBS본부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1.5%(280명)의 응답자가 기구 개편 및 보직 인사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선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밀실 개편(218명, 77.9%) △무리한 통폐합으로 인한 현장 혼란(214명, 76.4%) △개편 배경 등 사전 설명 부족(210명, 75%) △불공정한 보직 인사(142명, 50.7%) △A&T 보도 기능 말살 의도(135명, 48.2%) (복수응답 가능) 순으로 답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공정방송 제도 말살을 꾀하는 무분별한 부서 통폐합으로 현장에서는 혼란과 혼선이 속출하고 있다”며 조직 개편의 즉각 철회를 주장했다.

이후 언론노조 SBS본부와 언론노조 SBS A&T지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사측과 교섭 논의를 진행했지만 끝내 결렬됐다.

언론노조 SBS본부에 따르면 노조는 사측에 △업무 변경 시 당사자 동의 필요 △임금삭감, 인위적 인력감축 금지 △공정방송 최고책임자 평가 위한 새로운 대상자 선정 △현장 혼선 해소를 위한 노사협의체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노사 특별합의문 작성’ 등을 협상안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사측은 단체협약 위반 상태인 ‘공정방송 최고책임자 대상자 변경’ 건만이 합의의 대상이라며, 나머지 내용은 사장 명의의 담화문에 넣는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결국 △업무 변경 시 당사자 동의 필요 △임금 삭감, 인위적 감축 금지 등을 사장 담화문에 담고, 기구개편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협의체를 구성하기로 노사는 합의했다.

노조의 양보에도 끝내 협상이 결렬된 건 노조가 노사협의체 논의 안건으로 제시한 업무 운용 권한을 부여하는 ‘책임데스크제(가칭) 도입’을 사측이 끝까지 거부하면서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협상 결렬의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다”며 “노조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합리적인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그 과정에서 견해차를 메우기 위한 사측의 노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일방적인 퇴행과 강압적인 말하기를 중단하고 회사의 발전을 바라는 구성원의 진정 어린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며 “구성원의 뜻을 대리하는 조합과의 협상에 성실히 나서 노동조건 후퇴와 조합원 권리 상실을 조속히 복구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