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대북방송 가능할까?

BBC, 대북방송 가능할까?

677

영국 공영방송 BBC가 한국어 대북 방송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BBC는 의회 대북정책협의회 요청으로 BBC 월드 서비스에 한국어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BBC 월드 서비스의 피터 호록스 총국장이 연초 영국 의회의 대북정책협의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BBC의 대북 방송 개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북정책협의회는 지난해 9월에도 대북 방송을 제안했으나 영국 정부는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지난 몇 달 사이 미국 정부가 영국 외무부에 BBC의 대북 방송을 요청하면서 영국 정부의 입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정부는 BBC의 대북 방송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지난해 영국 외무부에 관계자들을 보내 BBC 월드 서비스의 대북 방송 송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뉴스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 ‘BBC 월드 서비스’는 현재 라디오와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전 세계 27개 언어로 방송을 송출하고 있지만 한국어 서비스는 청취자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10% 정도가 라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해외 방송을 수신하고 있고, 탈북자 25,000명 중 14%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대북 자유아시아방송(RFA)을, 11.6%가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듣는 등 관련 청취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한국어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BBC 월드 서비스에 한국어 방송이 추가되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소식을 알리는 효과가 커 북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기대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BBC가 최근 재정 악화로 월드 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인력과 조직을 줄이는 긴축 정책을 펴고 있어 한국어 서비스가 당장은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북한에선 공식적으로 해외 매체 접촉이 금지되고 있어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은 것이라는 부분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단정 짓기는 이르다. 영국 의회의 대북정책협의회 소속 의원들이 한국어 서비스 추가를 위해 외부 자금을 모금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중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영국 정부가 우리나라 차기 정부의 협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 당국자는 “관련 내용을 듣지 못했다”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