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2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 정수장학회 앞에서 ‘부산일보 편집권 유린ㆍ편집국장 해고 규탄 및 정수장학회 해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일보 편집국장 해고 사태를 강력 규탄함과 동시에 정수장학회의 올바른 사회 환원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9일 부산일보 사측은 대기발령 중인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에서 ‘근로관계를 취소한다’는 통보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대기발령 이후 6개월 내에 보직을 받지 못하면 자동으로 해임된다’는 사규에 따라 이 국장이 회사와 맺은 근로관계가 해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편집국장은 지난해 11월 18일 부산일보 1면에 ‘부산일보 노조, 정수재단 사회환원 촉구’라는 제목으로 노조의 재단 상대 투쟁 상황을 지면에 실어 사측으로부터 대기발령 조치에 취해졌다. 이후 정수장학회 보도와 관련해 갈등을 빚어온 부산일보 사측과 노조는 같은 달 30일 사측이 정수장학회 관련 기사가 실린 신문 인쇄를 강제로 막으면서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그 뒤 부산일보 노조는 자체적으로 윤전ㆍ배송 시스템을 운영해 작년 12월 1일부터 정상적으로 신문을 발행해 오고 있으나 사측이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 지부장을 해고하고, 노조 간부들에 대한 징계를 단행하면서 노사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에 이 국장은 사측의 해고 조치에 대해 “사측을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며 징계의 부당성을 알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편집국장이 공석이 된 만큼 다음 주 중에 신임 편집국장 후보 추천 절차를 노조 측에 요청할 계획”이라 밝히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는 “이정호 국장은 (단지)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관련 기사를 실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을 받았다”면서 “(이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자) 부산일보 앞에서 매일 출근 투쟁을 벌이고,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정수장학회 해체를 요구하는 농성 투쟁을 이어왔는데 정당한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이정호 국장과 부산일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규탄했다.
이에 언론노조는 부산일보와 프레스센터에 이어 오늘부터 정수장학회 앞에서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과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을 촉구하는 농성’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오늘을 기점으로 기존 농성 투쟁을 확대해 대국민 오프라인-온라인 서명 운동도 함께 펼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