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사측이 파업에 참가한 기자에게 ‘권고사직’ 징계를 내리는 등 13명의 노조원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지부(이하 국민일보 노조)에 따르면 국민일보 사측은 29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파업 전반기 쟁의부장을 맡았던 황일송 기자와 종교국 기자들의 성명 발표를 주도한 함태경 기자에 해고와 다를 바 없는 ‘권고사직’ 결정을 내렸다. 권고사직은 1주일 이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동 해임되는 것으로 사실상 해고와 같은 중징계 처분이다.
또한 사측은 이제훈ㆍ황세원ㆍ양지선ㆍ최정욱 기자에게 정직 3개월을, 전병선ㆍ박유리 기사에게 정직 2개월을 내리는 등 총 13명의 조합원에게 징계 조치를 취했다.
이에 국민일보 노조 측은 “이번 징계는 파업 참가자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라며 “정당한 파업에 따른 쟁의행위를 보호하는 헌법과 노동조합법, 단체협약 등을 무시한 위법적 결정”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국민일보 사측의 징계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30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일보 사측이 내린 이번 중징계는 170일 넘게 싸워온 국민일보 노조 파업이 명백한 합법 파업이었다는 점에서 부당한 ‘보복성 징계’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면서 조합원들에 대한 중징계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민언련은 단체협약 78조 1항 ‘지부의 정당한 쟁의활동에 참가하는 것을 이유로 지부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체의 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이는 쟁의 후에도 마찬가지’에 따르면 이번 징계는 마땅히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 측은 ‘해고 무효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이번 징계가 명백한 보복적 징계임과 동시에 사측이 파업 기간 동안 조합원들이 인터뷰나 기고, 트위터 등에 쓴 글까지 경영진 비방이라고 문제 삼고, 징계 당사자가 쓰지도 않은 리트윗까지 명예 훼손이라 주장하는 것은 정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일보뿐만 아니라 파업을 벌였던 언론사 내부에서 잇따라 보복 인사가 이어지고 있어 외형적으로 마무리된 듯 보이는 언론사 파업이 내부적으로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언론사 사측의 징계 수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