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차기 정부에서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하는 등 방송규제의 대전환을 해야 방송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언론학회와 제주언론학회가 2월 8일 제주신화월드 랜딩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차기 정부의 미디어 정책 혁신 방안’ 세미나에서는 차기 정부에서 추진돼야 할 미디어 정책이 논의됐다.
축사를 맡은 박성제 한국방송협회장은 “미디어 환경의 빠른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들은 방송정책 개혁에 소극적인 태도로만 일관해왔다”고 지적하며 “지상파 방송의 공적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보답할 수 있도록 디지털 혁신 산업 전 분야에서 불필요한 사전규제를 폐지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전면 도입하는 방송 규제 대전환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경쟁 상황이 심화될수록 지상파 방송이 다양한 가치를 포함하는 공적 책임을 구현하도록 제도적인 보호가 필요하다”면서 “현 정부의 파편화된 미디어 조직과 그에 따른 통합된 정책의 부재 속에서는 지상파 방송의 공적 기능 수행과 혁신 성장 창출에 큰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정부에서는 분산돼 있는 미디어 유관 정부부처를 ‘미디어부’, ‘공영(공)미디어위원회’ 등으로 통합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또 “개편된 거버넌스 하에서 △편성 규제 개선 △광고 및 협찬 제도 개선 △재허가 제도 개선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 △지역방송 및 라디오방송 지원책 마련 등 지상파의 공적 기능 강화를 위한 미래 혁신 정책 추진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지상파 방송이 타 산업에 기여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방송 미디어 산업의 높은 경제적 가치를 인식하고 위축된 재원구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전체적인 규제 수준의 완화와 함께 거버넌스 체계를 전면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표를 진행한 이만제 원광대학교 교수는 지역 및 중소방송이 처한 위기 상황을 ‘6년간 동결된 지역방송 지원’, ‘재정불안으로 인한 지역 저널리즘의 위기’, ‘인구와 산업의 수도권 집중화’ 등으로 설명하며, 차기 정부의 지역방송 및 중소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서 △미래형 지상파 방송 생태계 혁신 △콘텐츠 산업 생태계 지역허브 구축 △지역균형발전 및 지역브랜드 혁신 △지방분권을 견인하는 지역방송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지역방송 등을 제시했다.
토론에 참여한 배진아 공주대학교 교수는 “방송 산업이 미디어 산업뿐만 아니라 소비재 산업과 관광 산업 등 다양한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는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주체로서의 정체성’과 ‘언론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논의해 저널리즘 생태계에서 방송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