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에 2,07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에게 안드로이드 변형 OS(포크 OS) 탑재 기기를 생산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경쟁 OS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혁신을 저해한 구글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074억 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9월 14일 밝혔다.
구글은 제조사에게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과 OS 사전접근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전제조건으로 파편화금지계약(Anti-fragmentation Agreement, AFA)을 반드시 체결하도록 강제했다. AFA에 따르면, 제조사는 출시하는 모든 기기에 대해 포크 OS를 탑재할 수 없고, 직접 포크 OS를 개발할 수도 없다.
공정위는 “AFA는 단순히 계약서 문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구글은 AFA 계약을 활용해 제조사가 포크 OS 탑재 기기를 출시하지 못하도록 적극 저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거래선을 찾지 못한 아마존, 알리바바 등의 모바일 OS 사업은 모두 실패했고, 제조사는 새로운 서비스를 담은 혁신 기기를 출시할 수도 없었다.
그 결과, 구글은 모바일 분야에서 자신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 38%에서 2012년 87.4%, 2014년 93.2%, 2019년 97.7%로 확대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모바일 OS 및 앱마켓 시장에서 향후 경쟁압력을 복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특히, 스마트 시계·자동차·로봇 등 그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기타 스마트 기기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기와 서비스 출현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 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행하는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외 기업 간 차별 없이 엄정하게 법집행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