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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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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170일이라는 파업 투쟁을 벌였던 MBC노조가 오늘 드디어 업무에 복귀했다. MBC 노조는 바로 어제 파업 잠정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조합원 총회를 열고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파업 중단과 복귀 투쟁을 결정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파업 투쟁을 끝내는 게 아니고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업무에 복귀하지만 김재철 사장의 퇴진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재철 사장이 아직 퇴진하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 중단을 선언한 것은 MBC노조의 투쟁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평은 아직은 일러 보인다.

지난달 여야가 공동으로 “8월 초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새로 구성되면 노사 양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법 상식과 순리에 따라’ 신속히 처리할 것”이라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170일이라는 최장기 파업을 벌인 MBC노조가 잠정 파업 중단을 선언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MBC노조 측은 “김재철 사장 퇴진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총파업 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업무 복귀 후 부당지시 신고센터 운영 및 편제와 보도민실위 기능을 강화해 언론의 공공성·공정성을 지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언론·시민단체도 MBC노조의 복귀투쟁 선포식에 참여해 조합원들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은 국민의 지지가 있었기에 MBC가 170일이라는 최장기 파업을 이어올 수 있었고, 국민의 뜻이 하나로 모였기 때문에 국회에서 여야 합의문을 도출할 수 있었다며 김재철 사장 퇴진은 상식적인 선에서 볼 때 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국의 37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만든 ‘공정언론 공정행동’은 18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보다 더 힘들 수 있는 복귀 투쟁 결정을 내린 MBC노조의 판단을 존중하고 적극 지지한다”며 MBC노조의 업무 복귀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MBC노조가 파업기간 동안 <제대로 뉴스데스크>와 <파워업 피디수첩> 등을 제작하며 그동안 공영방송 MBC를 지키지 못했던 자신들의 과오를 고백하고, ‘쪼인트 사장’ 김재철의 만행과 더불어 처참하게 망가진 MBC의 현주소를 폭로한 것을 두고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사측은 여전히 강경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방문진 이사 교체 전까지 갈등의 불씨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노조가 업무복귀를 선언한 17일 저녁 기습적인 인사 조치를 단행하며 갈등의 골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제 공은 국회와 방문진으로 넘어갔다.

2014년까지 임기를 다하겠다는 김재철 사장에게 국회와 방문진이 국민을 대신해서 엄중한 심판을 내릴 것인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