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 노조)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지원자 중 부적격 5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MBC 노조는 7월 23일 노보를 통해 방문진 후보 지원자 22명의 지원서를 꼼꼼하게 살펴본 결과 심각한 결격 사유가 드러난 김도인, 최기화, 지성우, 차기환, 함윤근 등 일부 지원자 이름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지원자 17명에 대해서도 추가로 부적격 사유가 발견되는지 계속해서 검증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 방문진 이사인 김도인 지원자에 대해선 ‘MBC를 망친 주범’이라고 표현했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 시절 편성기획부장으로 김미화, 윤도현 씨 등의 강제 하차에 관여하면서 MBC 라디오의 경쟁력과 위상을 추락시켰고,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촛불 혁명에 대해 다룬 ‘탄핵’ 다큐와 ‘6월 항쟁’ 30주년 기념 다큐의 제작을 일방적으로 중단시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또 “11기 방문진 이사 임기 동안 끊임없이 방송과 편성에 관여를 시도하며 월권을 일삼았는데 12기 방문진 이사에 연임하겠다고 나선 것은 몰염치한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방문진 이사 중 하나인 최기화 지원자에 대해서도 ‘MBC 파괴에 앞장선 인물’이라고 했다. MBC 노조는 “2015년 보도국장 재직 당시 편파 뉴스와 왜곡 보도를 주도했고,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결정을 받았다”며 “2018년 김도인 이사와 함께 자유한국당 추천을 받아 방문진 이사로 돌아와 MBC 구성원들의 분노를 샀는데 또다시 이사 연임을 노리고 나선 것은 MBC 독립성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꼬집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해선 “2017년 8월 ‘공정방송 요구는 공영방송의 근로조건으로 볼 수 없다’는 황당한 주장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면서 “공정방송의 직접적 주체는 방송 사업자에 국한될 뿐이며 방송 종사자는 사업자의 명령에 따르는 수동적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등 사법부의 판단을 정면으로 부정한 지 교수를 결코 방문진 이사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차기환 지원자에 대해선 대표적 극우인사라고 설명했다. 차 지원자는 2009년 한나라당 추천으로 6년 동안 방문진 이사를 연임했으며 임기 후 KBS 이사를 맡으면서 ‘공영방송 이사 3연임’ 기록을 남긴 바 있다. MBC 노조는 “차 전 이사는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 등에 앞장서며 MBC를 망가뜨린 장본인으로 손꼽힌다”면서 “KBS 이사 재직 당시에는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확인돼 KBS 새노조가 해임 대상으로 지목한 전례가 있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함윤근 변호사에 대해선 이번 지원서에 밝힌 포부를 문제 삼았다. 함 지원자는 ‘MBC 보도국 내 거의 모든 보직간부들이 언론노조 조합원인 현재의 실정에 대해 통계적 분석을 실시해 만약 어떤 편향성이 나타난다면 이를 시정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MBC 노조는 “방문진 이사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 강하게 의심되는 대목”이라며 “함 변호사는 또 회사 내 소수 노조원이 주축이 되는 뉴스와 방송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는데 이는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MBC 편향성을 논하기에 앞서 본인의 편향성과 자질부터 뒤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