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 국내 잠식할 수 있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 국내 잠식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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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 역차별 받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 필요해” 제언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넷플릭스 등 자본력과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국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월 17일 ‘콘텐츠 스트리밍 산업의 성장 동력화가 시급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에서 “국내 업체가 아직 크게 형성되지 못한 상황에서 글로벌 플랫폼이 자본력과 콘텐츠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OTT 매출의 57%를 넷플릭스(40%)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10%), 훌루(7%)가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부분을 꼬집으면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콘텐츠 유통사가 국내에 진출하면 독과점 발생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에 진출한 새로운 해외 미디어 사업자가 규제망을 벗어나면서 국내기업만 규제를 받는 역차별이 빚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는 넷플릭스가 2016년 1월 국내에 첫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진출하기 전인 2014년 토론회부터 지금까지 계속 동일한 내용이 논의되고 있는데 4~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면서 “더 심각한 것은 아직도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가 대한민국에서 어느 정도의 금액을 가져가고 있는지 정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비판했다.

대표적인 역차별이 망 사용료 부분이다. 최근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계약을 통해 망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했지만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의 사업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은 네이버나 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또 넷플릭스 등 플랫폼이 국내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기존 산업 생태계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2015∼2017년 국내 OTT 시장 매출이 연평균 10% 이상씩 증가하는 사이 극장 매출액 증가율은 0∼3%대 성장하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콘텐츠 스트리밍 산업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반영해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글로벌 수준에 맞도록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콘텐츠·스트리밍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