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요금제 갑론을박…올해 안에 도입될까?

보편요금제 갑론을박…올해 안에 도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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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참여연대 회원들은 지난해 5월 18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이동통신 3사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격 담합, 이동통신 기본료 유지 담합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부 “소비자 선택권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
이동통신 업계 “보편요금제 도입은 과도한 시장 개입”
알뜰폰 업계 “보편요금제 도입되면 알뜰폰 생존 못해”
시민사회단체 “월 2만 원 데이터 2GB는 제공해야”

[방송기술저널 민서진 기자] 보편요금제 도입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 상반기 중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동통신 및 알뜰폰 업계에서는 ‘시장 개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해 통신비 절감 대책으로 내놓은 보편요금제는 기존 3만 원 대에서 제공하는 월 200분 무료‧데이터 1GB 요금제를 약 1만 원 인하한 것으로, 월 2만 원에 음성 200분‧데이터 1GB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것보다 가격은 1만 원 이상 저렴하면서 데이터 제공량은 3배가량 많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당 정책을 발표하면서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보편요금제와 유사한 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정부입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SK텔레콤은 내년 하반기부터 보편요금제를 출시해야 하고, KT와 LG유플러스 등도 결국 보편요금제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사(MNO)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또 그동안 저렴한 요금을 내세워 경쟁했던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 업계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진행된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SK텔레콤은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민간의 서비스 요금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며, KT 역시 “보편요금제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을 법률로 직접 규제하는 방식으로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을 통해 요금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되지 않느냐”며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알뜰폰은 직접적 타격을 입어 아마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알뜰폰이 보편요금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 회의에서 “설비 경쟁 위주인 통신 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장벽을 낮추기 위해 알뜰폰이 도입된 것”이라며 알뜰폰과 보편요금제의 목적이 각각 다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알뜰폰 업계의 어려움도 알고 있지만 알뜰폰 업계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자구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정책이 좀 더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4곳은 1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제안한 월 2만 원, 음성 200분, 데이터 1GB은 국민의 보편적 통신권을 보장하기에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기존 요금제의 순차적 인하를 유도하기도 어렵다”며 보편요금제 제공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통신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5.1GB에 달하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사용자를 제외한 스마트폰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8GB를 넘어선 현 상황에선 정부가 제안한 보편요금제 수준이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는 “최근 핀란드 경영 컨설팅 업체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국내 요금제가 지나치게 비싸다”며 이동통신사가 요금제를 담합해 이익을 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컨설팅 업체 조사 결과를 근거로 마치 이통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각 국가별로 제공하는 데이터, 요금 할인, 약정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그 데이터 분석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