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평화적 농성 탄압, 권력의 횡포”
국회에 미디어법 재논의를 촉구하며 4일부터 단식 농성을 벌여온 최상재위원장이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
경찰은 9일 오전 전국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과 언론관계자들이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던 프레스센터 앞을 전경버스로 막아서고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해산명령을 통보했다. 이 후 경찰은 경고 방송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단식농성 중인 최 위원장과 박석운 한국 진보연대 공동대표를 강제로 연행했다.
이날 경찰의 강제 연행에 대해 언론노조는 같은 날 오후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도 외치지 않고 차분하게 앉아서 벌이는 연좌 형식이었다”며 “경찰은 이를 불법 집회라고 우기고 강제진압 및 불법체포·연행을 실시하면서 막가파식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경찰을 비난했다.
또 언론노조는 “경찰이, 공공의 안녕을 해칠 위험이 전혀 없고 인도가 아닌 사유지에서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단식농성을 불법집회로 규정해 탄압하는 것은 집회 및 시위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정면을 무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순기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최 위원장은 침묵과 평화적인 방식으로 의사를 표현했는데 이를 탄압하는 이명박 정권의 행태가 치졸하기 그지없다”고 이명박 정권을 규탄했다.
김영호 미디어행동 대표 역시 “단식을 한다는 이유로 잡아가는 나라가 어디있냐”며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법도 원칙도 없이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일단 연행하고 해산시켜야 하는 것이 이명박 정권하의 낯익은 경찰 모습이다”며 “이번 최 위원장의 강제 연행 또한 이명박 정권의 초법적인 공권력 남용과 국민 무시의 일상화된 만행으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 5일에도 경찰 100여명을 동원해 단식중인 최상재위원장의 점퍼와 보온 물병 등을 빼앗고 불법 연행을 시도한바 있다.
언론노조는 이번사태에 대해 남대문경찰서장과 서울지방경찰청에 대해 직권남용과, 불법체포 등의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며 미디어법 재논의를 위해 계속적으로 투쟁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