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방송 사찰’ 공영방송 넘어 SBS까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방송 사찰’ 공영방송 넘어 SBS까지

1644

언론노조 “전직 사장까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즉각 진상조사 해야”

[방송기술저널 강민정 기자] 공영방송뿐 아니라 SBS에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방송 사찰 및 장악 시도에서 예외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10월 23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드(TF)의 조사 결과 2009년 4월 국정원 직원 4명이 당시 SBS 사장이었던 하금열 씨와 접촉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상황을 적극 보도해 줄 것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직원들은 “노 전 대통령의 이중적 행태를 부각하라”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방침에 따라 SBS 사장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에 따르면 2015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가 담긴 문건에서 SBS가 적시된 것은 두 곳이지만 거의 매 회의 때마다 언론 대응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2015년 10월 16일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관련한 미국 언론의 특집 보도를 국내에도 최대한 연계 보도되게 하라고 지시했고, 2016년 5월 27일에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성과 보도 비중이 높아지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방송 보도는 지시에 맞게 이뤄졌으며,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SBS 임원 출신이 김성우였다.

SBS 노조는 성명을 통해 “SBS 사측은 정권이나 대주주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했던 사례를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당시 보도‧제작 책임자들에게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도 10월 24일 “사측은 전직 사장까지 관련된 국정원발 의혹에 대해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하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SBS의 대다수 구성원들은 이명박 정권 당시 자기 집 안방처럼 회사를 드나들며 SBS 사원들을 감시하고 방송을 겁박해 온 국정원 요원들의 행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하 전 사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MB 국정원과의 부당한 유착과 거래를 통해 SBS의 방송 독립성과 자율성을 정권에 뇌물처럼 갖다 바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의 근거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