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2017 국감 의제 제시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와 MBC의 총파업이 39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이 2017년 국정감사 의제를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언론노조는 10월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사익을 챙긴 적폐 인사 청산, 관리와 감독의 기능을 저버리고 감시와 통제에 앞장섰던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원 등 정부기관의 정상화가 이번 국감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보수와 진보의 구분을 넘어 이번 국감 자리는 국민의 주권을 대의하는 국회의원들의 자격과 의지를 확인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언론노조가 제안한 의제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이사회 책임 규명 △방통위, 고용노동부, 감사원, 국정원 등의 적폐 청산과 자성 필요 △신문사와 뉴스통신사의 편집권 독립 △경언유착 처벌 및 책임 규명 △민영방송의 경영 독립 강제 △OBS에 대한 책임 있는 대안 제시 등 정상화 △언론사 노동 기본권 침해 조사 감독 실시 △아리랑TV 파행 운영에 대한 문체부 책임 촉구 △포털에 대한 공적 규제 필요 △지역방송 지원 방안과 미디어 광고 시장 활성화 대책 논의 촉구 등 총 11개다.
언론노조는 특히 KBS와 MBC의 정상화를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KBS와 MBC 두 공영방송의 이사회는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고의결기관으로 이들의 임기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수호할 때 보장되는 것이지 이를 훼손하는 이들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한 보호막이 아니다”라며 “이번 국감을 통해 이사들의 자격과 이사회 운영의 문제점, 그리고 이들이 임명한 사장의 책임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는 이번 국감에서 가장 큰 이슈로 꼽힌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KBS 국감에서는 이인호 이사장과 고대영 사장에 대한 여당의 문제제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27일로 예정된 방송문화진흥회 국감에서도 고영주 이사장과 김장겸 사장을 놓고 책임 촉구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는 방통위와 고용부 등 그동안 책임을 방기한 정부기관 또한 이번 기회에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아무리 살아있는 권력이 두렵다고 해도 PD와 기자가 사찰당하고, 출연진의 블랙리스트가 작성되며, 부당노동행위로 노조 파괴가 자행되는 동안 책임을 방기한 정부기관 또한 적폐”라고 꼬집었다.
재허가를 앞두고 있는 OBS에 대한 지원 문제도 언급됐다. 언론노조는 “방통위는 세 차례 재허가 심사를 통해 OBS에게 숱한 이행조건을 부여했음에도 OBS는 또 다시 사라질 방송사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독립된 자체 편성과 수도권이라는 최대의 시청권을 보장받은 지상파 독점 사업자인 OBS의 위기를 놓고 방통위는 어떤 조치를 했느냐”고 되물었다. 언론노조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 1만 5천 경인지역민들의 방송이 사라질 위기에 대한 방통위의 책임 있는 대안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각 정당이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오늘 제시한 11대 국감 의제를 충실히 따져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