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방통위원 선임’ 논란 속 강행

‘4기 방통위원 선임’ 논란 속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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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석진 상임위원 연임 결정
더불어민주당 최수만 전 한국전파진흥원장 최종 후보 결정…내정설 등 잡음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탄핵 정국에 이어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방송통신위원회 4기 상임위원 논의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MBC 기자 출신인 김석진 상임위원의 연임을 결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최수만 전 한국전파진흥원 원장을 최종 후보로 올렸다.

국회는 3월 2일 열린 본회의에서 김석진 상임위원의 연임안을 재적 257명 중 216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김 상임위원은 1984년 MBC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OBS 경인TV 보도국 국장, 이사, 연합뉴스TV 상무이사와 보도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지난 2012년에는 새누리당 공보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상임위원은 지난해 1월 4‧13 총선 출마를 위해 상임위원에서 물러난 허원제 현 청와대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발탁돼 남은 임기를 수행했다. 방통위원의 임기는 3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김 상임위원의 임기는 오는 3월 27일부터 3년이다.

민주당은 2월 24일 열린 방송통신위원 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최수만 전 한국전파진흥원 원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를 당 최고위원회에서에서 확정하고 3월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2월 27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갑자기 최 전 원장에 대한 의결을 보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최 전 원장에 대한 자격 논란 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은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안정상 민주당 수석전문위원과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장경수 전 KBS 기자, 최수만 전 전파진흥원장 등을 후보로 놓고 논의한 바 있다.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방송 분야의 경력‧전문성 등을 미루어 볼 때 안정상 전문위원과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상 전문위원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ICT와 방송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전문성이 높다는 평을 받고 있었고, 최진봉 교수는 진보 성향의 언론학자로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을 맡는 등 시민사회단체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대제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으로 한국전파진흥원 원장, 오비맥주 전무‧정책홍보 사장 등을 역임한 최 전 원장을 최종 후보로 발표했다.

민주당의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우상호 원내대표의 연세대 행정대학원 동문인 최 전 원장이 내정돼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최 전 원장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은 ICT 정책 능력에서 다른 후보를 앞서 최종 후보로 정해졌다”며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4기 방통위원 선임 절차를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이 차기 방통위원 선임 절차에 돌입하면 정부에도 선임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월 25일 김석진 방통위원 유임(여당 추천 몫)과 석제범 청와대 비서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정부 추천 몫) 내정설을 전하며 “민주당은 방통위의 행정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 알바기 명분만 내주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여야 교섭단체 협의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이 추천하는 인물은 국회에서 부결하고, 각 당이 추천하는 인물만 통과시키기로 했다”며 언론노조의 주장을 반박했지만 언론시민사회단체의 우려는 여전하다.

언론노조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현상 유지를 벗어난 적극적 인사를 단행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지만 민주당이 방통위원 추천을 강행할 경우 자연스럽게 4월초 공석이 되는 방통위원장의 후임 인선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민주당의 섣부른 행보가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 추천 몫의 1명을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라며 “방통위설치법에 따르면 방통위원 2인은 야당 교섭단체가 추천하도록 돼 있는데 민주당 추천 위원(고삼석 상임위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1인을 민주당이 먼저 추천할 수 있는지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