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실천행동 “SK텔레콤은 여전히 방송의 공적 책무 이해 못하고 있어” ...

방송통신실천행동 “SK텔레콤은 여전히 방송의 공적 책무 이해 못하고 있어”
“SK브로드밴드 계획엔 콘텐츠도, 지역도, 시청자와 노동자도 없어” 거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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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전숙희 기자]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이용자 권리 보장을 위한 시민실천행동(방송통신실천행동)’이 SK브로드밴드가 내놓은 콘텐츠 펀드 구성 계획을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3월 10일 서울 중구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콘텐츠 펀드 계획은 지원이 아닌 자사의 수익을 위한 것”이라며 “방송의 공적 책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SK텔레콤은 인수합병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SK브로드밴드의 계획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와 같은 OTT 성공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계획 자체가 SK브로드밴드만을 위한 콘텐츠 활성화라고 지적한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민간 기업의 펀드는 지원이 아닌 투자로 아무리 적은 액수라고 제작된 콘텐츠는 수익을 내야 한다”며 “결국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한 주문형 비디오(VOD)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SK브로드밴드가 내세운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는 결국 종합편성채널만의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CJ E&M처럼 프로듀싱 역량도 없고, 지상파처럼 편성 역량도 부족한 종편에게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제작비를 지원한다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며 “Sk브로드밴드의 계획은 종편 편성 비율을 충족시킬 알리바이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SK브로드밴드 합병 법인이 펀드로 제작된 콘텐츠를 국내 유료 플랫폼 및 OTT뿐 아니라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에게도 공급하겠다는 것은 단순한 콘텐츠 제작 지원이 아니라 콘텐츠 중개상의 지위에 있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며 “이는 시장 활성화가 아닌 플랫폼에 방송사와 제작사를 종속시킬 함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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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실천행동은 SK텔레콤이 그동안 수차례 공청회와 학회 토론회에서 학계 전문가들이 요구한 부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지역 채널 운영 방안 △일자리 창출 계획 및 유지 계획 △시장 내 공적 책무 등에 관한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방송통신실천행동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제시된 지역 채널 및 지역 보도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고 1년 동안 조성하겠다는 3,200억 원 중 지역 뉴스 펀드 조성, 지역 미디어 발전 기금과 같은 지역 미디어와 콘텐츠를 위한 계획은 없다”며 “운영할 의지도 없는 지역 채널이라면 지역 방송사, 언론사, 지역 미디어를 위한 공영 채널로 전환할 계획은 어떠냐”고 반문했다. 또 “방송통신실천행동이 꾸준히 요구했던 23개 권역 협력 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승계 방안 또한 일어반구 없었다”며 “창출할 일자리의 근거도, CJ헬로비전 권역의 지역 노동자에 대한 대책도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장수정 가재울 라듸오 대표 역시 “계획서를 보니 하우스 오브 카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가 지역성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이냐”며 “결국 지역성은 버려두고 지역 가입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시각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영 희망연대 위원장은 “저희가 바란 것은 공적 책무 강화인데 외주 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에 대해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며 “물론 3년 간 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보장을 약속했지만 3년 이후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지금도 팀장 이상의 고용자들은 짐을 싸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마지막으로 “SK브로드밴드의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 계획에는 유료방송 사업자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콘텐츠, 지역, 시청자와 노동에 대한 어떤 장밋빛 전망도 없다”며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 합병법인의 사업 계획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스스로의 심사 자격을 의심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