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 2018년 방송계 전망과 과제

[신년특집]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 2018년 방송계 전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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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하 방송기술저널 기자] 변혁을 꿈꾸었지만 2016년에 이어 2017년도 혼돈(混沌)과 미완(未完)으로 마무리됐다. ‘촛불’의 지지를 받아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를 시작으로 적폐 청산의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작성된 ‘공영방송 관련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적폐 청산’과 ‘정치 보복’을 둘러싼 한 치 양보 없는 난타전이 이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4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책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며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강력한 방통위’는 결국 MBC의 정상화를 이끌었고, 2018년에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주요 정책들이 본격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에서는 올해 방송계 이슈를 간략히 짚어보고, 각각의 이슈들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살펴보고자 한다.

◊공영방송 정상화 완료
KBS와 MBC는 지난해 9월 4일 ‘공정 방송‧방송 독립 쟁취’와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하며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KBS와 MBC 노동조합이 함께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지난 2012년 총파업 이후 5년 만이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도 이들의 파업을 지지했다. 연합회는 9월 5일 “KBS와 MBC 구성원들이 또다시 험난한 투쟁 길에 나섰다”며 “공영방송을 권력의 품에서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한 이들의 힘찬 첫걸음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고 밝혔다.

해결의 실마리는 MBC가 먼저 찾았다. 방통위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사무 전반에 대한 검사 및 감독을 시작하자 야권 추천 이사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고, 후임으로 김경환 상지대 교수와 이진순 재단법인 와글 상임이사장을 선임하면서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과 김장겸 사장 해임안 가결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후 고 이사장의 불신임안이 가결되면서 고 이사장은 이사장직에서 물러났고, MBC 파업 71일째인 11월 13일 김장겸 사장이 해임됐다. 김 전 사장이 해임된 다음 날 MBC 노조는 파업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MBC는 사장 후보자 3인의 정책설명회, 최종 면접 공개라는 과정을 거쳐 최승호 뉴스타파 PD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최승호 신임 사장이 12월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KBS의 파업은 129일째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KBS의 파업도 1월 중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감사원은 KBS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사적용도 사용 규모가 크다며 이들에 대한 해임과 징계를 건의했다. 이에 방통위는 강규형 이사에 대한 청문을 실시한 뒤 강 이사를 해임했다. 이어 1월 4일에는 강 전 이사 자리에 김상근 목사를 추천했다. 대통령 최종 임명 과정을 거치면 KBS 이사회의 여야 구조도 방문진과 마찬가지로 바뀌게 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여야 구조가 바뀌면 MBC와 같이 이인호 이사장 불신임과 고대영 사장 해임결의안 처리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강 전 이사가 1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냈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에 따라 KBS 정상화 속도가 조금 더디게 갈 수도 있다.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성공적 안착?…“지원책 없이는 어려워”
지난해 5월 31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지상파 UHD 방송의 성공적 안착도 중요한 과제다. 지난 12월 말에는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5대 광역시와 원주, 강릉, 평창 등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 일부 지역까지 지상파 UHD 방송이 확대됐다. 이번 확대는 UHD 전환 2단계로 향후 2020년~21년에는 전국 시군으로 확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볼거리가 적고, 실제 이용자 수가 적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이형민 MBC UHD전환전략부장은 지난 8월 22일 열린 UHD 정책 토론회에서 “UHD 방송 추진이 난관을 겪는 이유는 온 국민을 위한 서비스임에도 지상파 방송사의 투자와 노력만으로 가능하리라는 편견 때문”이라며 “지상파 방송사가 지속적 투자로 콘텐츠를 만들고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만큼 가전사도 시청자가 불편 없이 수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수신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가전사뿐만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 노력도 필요하며, 지상파 경영 악화를 개선하고 특별법 제정으로 진취적 진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석 연합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세계 최초로 UHD 방송이 송출되는 만큼 국내 방송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국가적 지원은 미미하다”며 “UHD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UHD 전환 특별법’ 제정으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중간 광고 올해는 풀리나?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말 제4기 정책 과제를 발표하면서 지상파 중간 광고 도입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은 지상파의 독점적 지배가 사라진 뒤 계속 논의됐지만 신문 및 종합편성채널 사업자의 반대로 5년 동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이번에도 4기 방통위가 “방송 광고 매출액이 급감함에 따라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등 사업자 간 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형평성을 고려해 불합리한 방송 광고 규제를 정비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바로 ‘지상파 중간 광고 도입이 신문 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의 설문조사를 진행해 “지상파 중간 광고를 도입하면 신문 광고가 연 200억 원 감소한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방송 광고 매출은 3조2,200억 원으로 2015년 대비 2,511억 원 감소했다. 2011년 이후 5년 연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상파 광고 매출 비중은 2012년 60.9%에서 2016년 50.4%로 10.5%p 줄어들었다. KBS와 MBC의 파업으로 2017년에는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종합편성채널을 비롯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광고 매출은 같은 기간 35.4%에서 41.9%로 6.5% 증가했다. 지상파와 종편을 비롯한 PP의 광고 매출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과 학계 전문가들은 “매체별 매출액 격차의 급감은 매체균형발전론에 근거해 정책적으로 방송 광고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비대칭 규제 방식이 계속 유지돼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며 지상파 중간 광고 도입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종편 특혜 환수’ 논의 시작

ⓒ유튜브 화면 캡처

매년 실패했던 종편 특혜 환수가 올해는 이뤄질 수 있을지 관련 업계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종편의 과도한 특혜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특혜 없이 종편과 지상파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청문회 자리에서 “자유 시장 원칙에 따르면 종편을 의무전송하면 안 된다”며 종편의 의무 전송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도 “종편이 2016년까지 의무 전송 대가로 받은 돈이 1,890억 원”이라며 “지나친 이중 특혜”라고 지적했다. 현재 종편은 의무전송을 하면서 별도의 수신료를 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4기 방통위는 정책 과제를 통해 종편에 대한 비대칭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방통위는 종편이 매출이나 시청률 등에서 안정적 성장세에 진입한 만큼 외주 제작 편성 의무, 의무송출제도, 방송통신발전기금 부과 기준 등 지상파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비대칭 규제를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에서는 종편의 특혜 환수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이 위원장을 필두로 한 4기 방통위가 과연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 종편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M&A 물꼬 트나?
지난해 비교적 조용한 한 해를 보냈던 이동통신 사업자의 케이블 인수전도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에는 유료방송 합산 규제 일몰이라는 변수가 예정돼 있어 정부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산 규제는 케이블,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의 특수 관계자를 포함한 특정 사업자의 가입자 합산이 전체 시장의 3분의 1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로, 올해 6월이면 효력을 잃는다.

현재 KT의 IPTV와 특수관계자인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의 합산 가입자 점유율은 지난 6월 기준 30.34%로 상한선까지 2.85%만 남겨둔 상태다. 만약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예정대로 일몰되면 KT도 케이블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8월부터 연구반을 통해 합산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 정부가 규제 완화를 강조하고 있어 합산 규제로 그러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업무 재분장?
정부가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업무 분장을 어떻게 재조정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8년 당시 정보통신부를 해체하고 방통위를 만들었다. 이때 방통위에서는 방송과 통신 업무 전체를 총괄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를 출범시키면서 방통위의 업무는 나뉘었다. 통신 진흥 업무를 비롯해 유료방송 중 뉴미디어 정책은 미래부에서,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 주파수 정책 등은 방통위에서 다루게 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미래부와 방통위로 나눠짐으로써 정책적 불일치가 발생해 관련 업무의 비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업무 조정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이효성 방통위원장 역시 정책 과제 발표 자리에서 “2008년 방통위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며 방송과 통신 업무를 방통위에서 총괄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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