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백선하) 퀀텀닷(양자점‧Quantum dot) 필름으로 화질을 개선한 퀀텀닷 TV가 ‘꿈의 디스플레이’로 여겨지는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2015년이 초고화질(UHD) TV 보급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인 ‘세계가전전시회(CES)’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퀀텀닷 TV다. 가전제품의 꽃이라는 불리는 TV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소니뿐 아니라 중국의 하이센스, 하이얼, TCL 등의 업체들도 퀀텀닷 경쟁에 뛰어들었다.
먼저 삼성전자는 SUHD TV를 비장의 무기로 내놓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UHD 앞에 압도적인(Spectacular), 스마트(Smart), 세련된(Stylish), 최고의(Superb) 의미를 담은 ‘S’를 붙인 SUHD TV는 기존 LCD 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부착한 퀀텀닷 TV로 기존 TV의 2.5배 밝기, 64배 이상의 세밀한 색상을 구현한다.
퀀텀닷은 전류나 빛을 받으면 각각 다른 색을 내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으로 색 순도 및 광 안전성이 높아 천연색에 가까운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LCD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색재현율이 높아 퀀텀닷도 OLED처럼 100% 수준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LG전자도 퀀텀닷 TV가 대세로 떠오른 만큼 퀀텀닷 필름을 적용한 울드라HD TV 라인업을 선보였지만 주력 모델인 OLED TV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퀀텀닷 TV가 LCD에 퀀텀닷 필름을 덧붙여 성능을 업그레이드 한 것이라면 OLED TV는 패널 자체가 빛을 낸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또 광원으로 쓰이는 LED 램프가 필요 없다 보니 훨씬 얇고 가볍다. 업계 관계자는 “OLED가 색재현성, 명암비 등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차세대 TV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다만 패널 원가 절감이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고 TV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우선 올해 TV 시장은 퀀텀닷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미 지난해 CES에서 퀀텀닷 기술을 선보였던 소니는 자체 개발한 4K 프로세서 X1을 장착한 라인업을 공개했다. 총 11종의 4K 브라비아 LCD TV 중 X9000C 시리즈는 약 4.9mm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TV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파나소닉과 샤프전자 역시 화질이 개선된 UHD TV를 공개했다. 특히 샤프전자는 특별한 기술적 변화 없이 다양한 크기의 저가 UHD TV를 내놓아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처럼 올 한 해 TV 시장이 퀀텀닷 TV를 중심으로 한 화질 경쟁에 몰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HD 다음 세대인 UHD TV 대중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55인치 이상의 제품만 팔리던 UHD TV 시장에서 40인치 판매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UHD TV의 지난 4분기 40인치 판매량은 315만 5,400대로 전체 UHD TV 판매량의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에서 UHD TV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고 TV 수요 강세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조사기관에서 UHD TV 보급률이 2020년에 약 50%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 UHD TV의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UHD TV 대중화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지난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10~50대 이상의 국민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약 70%가 UHDTV를 구입할 의사가 있고, 이 중 75%가 200만 원대로 가격이 낮아진다면 1년 이내에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를 반영한다면 1~2년 안에 UHD TV의 대중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CES 2015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 미국법인 조 스틴지아노 상무(왼쪽)와 20세기폭스 홈엔터테인먼트 부문의 마이크던 사장이 UHD 얼라이언스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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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15에서 ‘UHD 얼라이언스(UHD Alliance)’ 설립을 발표했다. 글로벌 TV 제조사(파나소닉, 샤프, 소니, LG)와 할리우드 영화사(디즈니, 20세기 폭스, 워너 브라더스), 콘텐츠 제공 업체(디렉티비, 넷플릭스), 포스트 프로덕션 업체(돌비, 테크니컬러) 등과 함께 차세대 영상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기준을 정립하는 UHD 얼라이언스를 공동 출범해 본격적으로 UHD 시대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각 분야별 최첨단 화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선도 기업들의 동맹 결성은 UHD TV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업체 간 화질 격차가 크고 UHD 화질 관련 업계 표준이 아직 뚜렷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UHD 콘텐츠 생태계 성장을 촉진하고 본격적인 UHD 콘텐츠 시대를 앞당기는 의미 있는 행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 UHD 정책이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UHD 경쟁력 확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차세대 방송인 UHD 경쟁력 확보를 위해 700MHz 대역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유료방송 중심의 UHD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통신 업계의 반대로 지상파 UHD 방송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 몇 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하지만 UHD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하는 콘텐츠의 80% 이상을 지상파 방송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지상파방송을 배제하고는 UHD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지상파방송 중심의 UHD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서 UHD 보급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이는 올 한 해 정부의 UHD 정책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