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곽재옥)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다채널서비스(MMS : Multi-Mode Service) 시범방송이 2월 11일부터 본격 시작된다. 이로써 유료방송 시청자는 물론 디지털TV로 EBS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시청자들도 채널 1개를 추가로 볼 수 있게 됐다.
EBS 다채널추진단 관계자는 “현재 추진단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다채널서비스를 위한 사전작업과 개국식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이라며 “실제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대대적으로 직접수신을 홍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아울러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MMS 시범방송으로 EBS는 가령 기존 ‘10-1’ 1개 채널에 ‘10-2’ 한 개 채널을 추가해 2개 채널을 운용하게 된다<사진>. 새롭게 부여받은 채널은 720p 고화질(HD)로(10-1은 1080i), 송출시간은 매일 새벽 6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19시간으로 정해졌다.
10-2 채널의 프로그램은 초·중·고등학생들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 영어 프로그램, 다문화 프로그램이 복합 편성될 예정이다. 일단은 기존 지상파 채널(EBS)과 3개의 위성 채널(플러스1, 플러스2, 수능)의 프로그램 내에서 선별해 방송하고, 시범방송이 끝나고 본방송에 들어가면 신규 제작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상파 다채널 방송의 예시 |
‘MMS’는 한 개 채널만 제공하는 주파수 대역을 최대 4개까지 분할해 동시에 여러 채널을 제공하는 기술로, 1개 채널을 송출하는 데 필요한 신호전송 용량 19.39Mbps에서 두 개 이상 HD 방송채널은 물론 일반해상도(SD), 오디오, 데이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EBS는 일단 1개 채널을 늘려 기존 채널만으로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던 초·중·고 공교육 보완프로그램 등을 상업광고 없이 방송하게 된다.
신용섭 EBS 사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EBS의 본령은 언제나 콘텐츠에 있었다”면서 “새로운 미디어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MMS도 역시 EBS’라는 평가가 나오도록 콘텐츠 개발과 특화에 더욱 전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에 지상파 MMS가 EBS에 한정된 것은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전체회의를 통해 EBS만 MMS 시범방송을 허용키로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상반기 진행한 EBS MMS 실험방송에서 TV 오작동 문제와 화질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며 “시청자 복지 증진, 사교육비 절감 등을 고려해 EBS에 우선 MMS 시범 서비스를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의 이 같은 결정은 광고수익 악화를 우려하는 케이블,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업계의 거센 반발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팽배하다. 앞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성명을 통해 “지상파 MMS는 결국 상업채널로 변질될 것”이라며 “보편적 서비스 확대는 핑계이고 진짜 의도는 광고수익 확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상파 MMS는 무료 보편적 시청권 확대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지상파방송업계는 물론 시민사회계의 입장이다. 한국방송협회는 “제한적인 지상파 MMS 허용은 일부 유료사업자와 종편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지상파 MMS 방송을 무력화하려는 것으로, 생색만 내고 실효는 없는 눈치 행정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EBS 관계자는 “지상파 4사 중 단독으로 다채널을 시작하게 돼 아쉽지만 시범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차후 타 지상파 방송사들이 다채널을 원활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탄력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상파 방송사가 MMS를 추진한 것은 2006년도 월드컵 시기부터였다. 당시도 MMS라는 이름으로 HD, SD, 데이터 등 다양한 방송 모드로 서비스를 추진했으나 실험방송에만 그쳤을 뿐 실제 본 서비스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이후 2013년 10월 방통위,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EBS, KBS, MBC, SBS,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상파 다채널 실험방송 추진단’이 구성돼 서비스 구성, 테스트, 실험방송, 화질 평가, 시청자 설문 등을 진행했다. 2014년에는 1월부터 4월까지 각사가 공식 실험방송을 실시해 표본 시청가구 설문조사 및 화질측정, 오동작 점검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