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최근 구성원들이 반대하는 일방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KBS 사측이 KBS 직능단체장인 방송기술인협회 회장이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을 사찰 수준으로 감시하고 압박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9월 11일 성명을 통해 “최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근태 사항 검토 보고’라는 이름의 문건을 입수했다”며 “해당 문건에는 사측이 전혀 파악할 이유가 없는 일과시간 이후의 활동까지 파악돼 있었다. 이 시점에 누구의 지시로 이런 문서가 만들어졌는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1987년 11월 14일 우리나라의 방송기술 발전과 올바른 방송문화 창달을 목적으로 국내 방송기술인들이 모여 출범한 단체로, 디지털 전환을 비롯한 다양한 방송 관련 정책을 주도해오고 있는 현업단체 중 하나다.
앞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지난해 12월 한국전자투표를 통해 제29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 선거를 진행한 결과 김승준 KBS 방송기술인협회 차기 회장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KBS 방송기술인협회 회장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KBS 사측이 일방적으로 진행 중인 조직개편안에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S가 추진 중인 조직개편안은 사실상 방송기술 조직 자체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KBS 방송기술인 99%가 해당 조직개편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언론노조 KBS본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근태 문서를 작성한 건 KBS 내 8개 협회 가운데 방송기술인협회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이어 “낙하산 박민 사장이 연임 업적쌓기용으로 강행하는 ‘조직개악’을 저지하려고 가장 앞장서서 투쟁하는 방송기술인협회장에게 재갈을 물리려고 한 것 아니냐”며 “기술본부 축소에 반발하며 가장 격렬하게 조직개악에 반대하는 기술본부 구성원들을 입틀막 하려 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표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마지막으로 “조직개악에 반대하는 구성원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당신들이 벌인 추접한 감시를 즉각 사과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