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에서 중국 응원 압도적…“여론 조작” vs “포털 길들이기”

포털 ‘다음’에서 중국 응원 압도적…“여론 조작” vs “포털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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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중국과 8강전을 치를 때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여론 조작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0월 1일 대한민국과 중국의 축구 8강전이 열릴 당시 포털 사이트 다음에선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이 전체의 약 91%를 차지했다. 다음은 별도의 로그인 없이도 응원을 할 수 있는 ‘클릭 응원’과 로그인을 통해 댓글을 달아 응원하는 ‘댓글 응원’을 운영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에서는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이 운영하는 클릭 응원, 댓글 응원 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조작 세력이 가담한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우리나라 포털에 대한 중국 특정 세력들의 개입이 일부 드러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잇따라 강력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윤두현‧김장겸 국회의힘 포털TF 위원장은 4일 성명을 통해 “다음은 네덜란드와 일본을 우회 접속한 2개의 IP가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를 이용해 대부분의 클릭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는데 이런 일이 이번 뿐이겠느냐”면서 “스포츠 경기에서 조작이 노골적으로 이뤄졌지만 일반적인 뉴스나 설문조사에서도 여론 조작이 없었는지, 방지대책은 분명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발생한 응원 조작은 그동안 풍문으로 떠돌던 해외 세력의 국내 여론조작 가능성을 수면 위로 드러낸 중요한 사건”이라며 “그동안 드루킹 사건을 비롯해 수차례 매크로 논란이 있었음에도 우리나라 주요 포털이 불순한 여론 조작 공작에 무방비 상태에 있다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스포츠를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사람의 참여와 재미를 위한 응원 서비스를 차이나게이트로 몰아가는 것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방통위원장이 공론의 장에서 건강한 생태계가 무너져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방통위, 법무부, 과기부, 문체부 등 관련 기관을 총동원해 여론왜곡조작방지대책TF를 만들겠다고 나섰다”면서 “여론 조작으로 본다면 2012년 대선 때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십알단 사건을 일으킨 댓글조작 원조는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땡윤 뉴스’ 만들기에 혈안이 된 국민의힘이 포털 뉴스마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검열 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국힘이 내년 총선을 위해 포털 때리기에 열중하는 동안 우리 민주당은 한국 축구가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에서 4연속 우승하기를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정부‧여당을 향해 “초가삼간 태우려고 벼룩을 핑계 삼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4일 브리핑을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다음의 응원페이지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해 범부처 TF 구성을 지시했다”며 “여권의 말대로라면 카메룬, 사우디아라비아, 키르기스스탄의 응원 비율이 높았던 것도 특정 세력의 공작이라는 건데 그럴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변인은 “‘포털 길들이기’와 여론 조작으로 인한 ‘부정 선거’ 프레임으로 몰고 가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며 “가짜 뉴스의 범람은 분명 우리 사회를 위협하지만, 근거도 실체도 분명치 않은 사안으로 ‘사회적 재앙(한덕수 국무총리)’, ‘국기 문란(이동관 방통위원장)’ 운운하는 걸 보니 보기가 민망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