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제작협회 반발…“외주제작환경 붕괴”
(방송기술저널=곽재옥) 최근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이 특수관계자 방송 프로그램 편성비율 제한 규정을 삭제토록 수정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가운데 한국드라마제작협회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나서 향방이 주목된다.
현행법상 방송사업자는 외주제작 방송프로그램 편성의무와 특수관계자 방송프로그램 편성비율의 제한을 따르도록 돼 있다. 외주제작 방송프로그램 편성 의무화에 따라 다양한 독립제작사가 등장해 지상파 독과점을 막고 제작주체가 다양화되고 있지만 방송사업자 제작 역량 약화 등의 한계도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현행 방송프로그램 편성비율의 제한은 외주제작이 활성화되기 이전에 지상파방송사업자가 특수관계자를 통해 외주물량을 확보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외주제작 비율이 50%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된 현재 상황과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조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방송사업자의 외주제작 편성의무는 유지하되 특수관계자 방송프로그램 편성비율 제한 규정은 삭제해야 한다”고 밝히고, 이를 통해 “외주제작 의무편성의 기본취지는 살리면서 방송사업자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확대와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 바람직한 제작환경 조성을 도모해 국내 및 해외 시장을 선도할 콘텐츠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다시 말해 방송사의 자회사가 만든 프로그램 편성을 대통령령으로 제한하는 특수관계자 편성비율 제한 규정을 삭제하자는 의미로, 그렇게 되면 방송사 자회사가 만든 프로그램도 외주제작으로 인정된다.
이에 개정안이 발의된 이후 한국드라마제작협회는 성명을 통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방송사가 외주 제작사 간 과다한 경쟁을 부추기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외주제작사의 기획력과 경쟁하기보다 외주제작사의 창의적인 기획력을 강탈할 수 있는 편성권에 안주해온 관행으로 자초된 문제라는 반박이다.
또한 “현재 외주제작사의 편성 비율이 50% 이상이긴 하지만 외주 제작사가 영상제작자로서 저작권을 소유하는 방송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현실을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규제 완화라는 미명하에 외주 제작사를 말살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은 외주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특수관계자 외주비율 제한에 따른 역차별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다.